이정찬 기자 ㅣ 여행레저신문
탄자니아는 한국 여행자에게 가까운 여행지가 아니다. 지리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아프리카는 한국 아웃바운드 시장에서 가장 먼 장거리 여행권에 속한다. 그러나 먼 거리에도 불구하고 탄자니아를 찾는 한국 여행자는 의미 있는 증가세를 보여왔다. 과거 연간 2천 명 안팎에 머물던 한국인 방문객은 최근 9천 명 수준까지 늘어났다. 규모로는 4.5배, 증가율로는 약 350%에 이르는 변화다.
아프리카 국가 한 곳을 한국인이 연간 9천 명 가까이 찾는다는 것은 결코 작은 일이 아니다. 한국 여행시장에서 아프리카는 여전히 시간과 비용, 항공 연결, 정보 부족이라는 장벽이 높은 지역이다. 그럼에도 탄자니아에 대한 관심은 분명히 달라지고 있다. 여행 경험이 깊어진 한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탄자니아는 ‘언젠가 한 번은 꼭 가보고 싶은 아프리카’로 자리 잡고 있다. 세렝게티, 킬리만자로, 응고롱고로, 잔지바르라는 이름은 이제 막연한 이미지가 아니라 실제 여행 계획으로 옮겨지고 있다.
서울국제관광전 현장에서 만난 George J. Mwagane 탄자니아관광청 관광관은 이번 행사 기간 중 만난 해외 관광 담당자 가운데 가장 적극적이고 현장 감각이 뛰어난 관광 프로모션 담당자 중 한 명이었다. 그는 탄자니아를 설명할 때 단순히 관광지 이름을 나열하지 않았다. 한국 여행자가 무엇을 궁금해하는지 묻고, 한국 여행업계가 어떤 방식으로 움직이는지 들으려 했으며, 탄자니아가 한국시장에 어떻게 다가가야 하는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었다.
Mwagane 관광관은 “탄자니아관광청은 국내외 관광 홍보와 관광 개발을 담당하며, 탄자니아 관광산업의 성장을 위해 마케팅 전략을 기획하고 실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역할에 대해서도 “국내외 관광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해 더 많은 해외 관광객이 탄자니아를 찾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강조한 탄자니아의 가장 큰 매력은 다양성이다. Mwagane 관광관은 “탄자니아는 해변, 사파리, 생태관광, 문화, 커뮤니티 체험, 쇼핑까지 한 번에 경험할 수 있는 목적지”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탄자니아는 사파리 하나로만 설명하기에는 너무 넓고 깊은 나라다. 야생의 대초원과 눈 덮인 산, 인도양의 푸른 바다, 오래된 섬 도시와 지역 공동체의 삶이 한 나라 안에 함께 들어 있다.
세렝게티와 응고롱고로, 아프리카 자연의 원형
탄자니아의 첫 번째 이미지는 단연 세렝게티다. 세렝게티 국립공원은 끝없이 펼쳐진 초원과 야생동물의 이동으로 세계 여행자들에게 각인된 이름이다. 사자와 코끼리, 표범, 버펄로, 기린, 얼룩말, 누 떼가 살아가는 이 대지는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아프리카 자연의 원형에 가까운 공간으로 받아들여진다. 여행자는 사파리 차량 안에서 동물을 구경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눈앞에서 살아 움직이는 생태계의 질서와 시간, 빛과 먼지, 생명의 긴장을 함께 경험한다.
응고롱고로는 탄자니아 관광의 또 다른 얼굴이다. 거대한 분화구 안에 초원과 호수, 숲, 야생동물이 함께 살아가는 이 지역은 지형 자체가 하나의 자연극장처럼 보인다. 여행자는 분화구 아래로 내려가며 전혀 다른 세계로 들어가는 느낌을 받는다. 사파리는 단순히 동물을 보는 여행이 아니다. 자연이 어떻게 한 공간 안에서 균형을 이루며 살아가는지를 눈앞에서 확인하는 경험이다.
킬리만자로와 잔지바르, 산과 바다가 함께 있는 나라
킬리만자로는 탄자니아의 상징성을 더한다. 아프리카 최고봉이라는 이름만으로도 여행자에게 강한 울림을 준다. 적도 부근의 땅에서 눈 덮인 산을 바라본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비현실적인 장면이다. 반드시 정상 등반을 하지 않더라도 킬리만자로가 있는 북부 탄자니아의 풍경은 한국 여행자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길 수 있다. 탄자니아를 단순한 사파리 목적지가 아니라 도전과 풍경의 목적지로 만드는 힘이 여기에 있다.
잔지바르는 탄자니아 여행을 완전히 다른 색으로 바꿔준다. 인도양의 바다, 하얀 모래, 오래된 스톤타운의 골목, 향신료의 기억, 아랍·아프리카·인도양 문화가 겹쳐진 섬의 분위기는 세렝게티의 대초원과 전혀 다른 여행 감각을 만든다. 탄자니아 여행이 야생과 자연을 넘어 문화와 해양 휴양까지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곳이다.
이 점이 한국시장에 특히 중요하다. 한국 여행자에게 아프리카는 멀고 낯선 목적지다. 그러나 한 번의 장거리 여행 안에서 사파리, 해변 휴양, 문화유산, 생태관광, 지역 체험을 함께 구성할 수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장거리 이동의 부담은 커지지만, 그만큼 여행의 밀도도 높아진다. 탄자니아는 한 번의 여행으로 아프리카의 여러 얼굴을 만날 수 있는 나라다.
한국시장에 진심으로 다가서는 탄자니아관광청
Mwagane 관광관이 “탄자니아는 한국 여행객이 원하는 것을 모두 갖추고 있다”고 말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가 말한 ‘모두’는 단순한 홍보 문구가 아니다. 실제 탄자니아 여행은 북부 사파리 루트, 킬리만자로 주변 지역, 잔지바르 휴양, 지역 문화 체험, 생태관광, 현지 시장과 커뮤니티 방문으로 확장될 수 있다. 장거리 여행을 한 번 떠날 때 여러 경험을 압축적으로 원하는 한국 소비자에게 탄자니아는 충분히 설득력 있는 목적지가 될 수 있다.
탄자니아 측의 한국시장 접근도 주목할 만하다. 탄자니아는 한두 번의 행사 참가로 한국시장을 바라본 나라가 아니다. 주한 공관, 관광청, 현지 관광업계, 국제관광전 참가 등을 통해 꾸준히 한국 여행업계와 접점을 만들어왔다. 이번 서울국제관광전에서도 탄자니아 관계자들은 부스에서 단순히 자료를 나눠주는 데 머물지 않았다. 방문객과 여행업계 관계자들에게 탄자니아의 위치, 관광자원, 여행 가능성, 향후 협력 방향을 적극적으로 설명했다.
특히 Mwagane 관광관의 태도는 인상적이었다. 그는 전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형식적인 홍보 담당자의 모습과 달랐다. 한국시장에 대해 질문했고, 한국 여행업계의 변화를 들으려 했으며, 탄자니아 현지 관광업계가 한국시장을 더 잘 이해해야 한다는 점에도 관심을 보였다. 그는 향후 한국에서 Destination Tanzania Roadshow를 개최하는 구상도 소개했다. 서울, 인천, 부산, 제주 등 주요 지역에서 탄자니아 관광업계 관계자들이 한국 여행업계와 만나고, 실질적인 B2B 상담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더 인상적인 대목은 그가 한국시장 전문가를 탄자니아 현지 관광행사에 초청해 업계 세미나를 열 수 있겠느냐는 제안을 했다는 점이다. 이는 단순히 “한국에 와서 탄자니아를 홍보하겠다”는 수준을 넘어선다. 탄자니아 현지 관광업계가 한국시장을 직접 이해하고, 한국 소비자와 여행사의 요구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만들겠다는 뜻이다.
해외 관광청 담당자에게 필요한 가장 중요한 능력은 목적지를 설명하는 말솜씨만이 아니다. 시장을 듣고, 배우고, 현지 업계에 전달하는 감각이다. Mwagane 관광관은 그 점에서 이번 서울국제관광전 기간 동안 만난 관광 프로모션 담당자 가운데 돋보이는 인물이었다. 그는 한국시장을 일방적인 홍보 대상이 아니라, 함께 이해하고 장기적으로 협력해야 할 시장으로 보고 있었다.
아프리카 여행의 모든 장면을 한 나라에서 만나다
탄자니아가 한국시장에서 더 성장하려면 사파리 하나만을 앞세워서는 부족하다. 세렝게티의 야생, 응고롱고로의 자연, 킬리만자로의 상징성, 잔지바르의 해변과 문화, 지역 공동체 체험을 하나의 여행 이야기로 묶어야 한다. 한국 여행자는 이제 단순히 “어디를 갔다 왔다”는 사실보다, 그 여행이 어떤 기억과 장면을 남겼는지를 더 중요하게 본다. 탄자니아는 그 장면을 만들 수 있는 나라다.
아침의 세렝게티에서는 초원이 황금빛으로 바뀌고, 해 질 무렵의 사파리 차량 앞에는 먼지와 빛이 함께 일어난다. 응고롱고로의 분화구 아래에서는 자연이 하나의 거대한 원형 무대처럼 펼쳐지고, 킬리만자로 주변에서는 구름 사이로 드러나는 산의 윤곽이 여행자의 마음을 붙잡는다. 잔지바르에서는 바다의 색이 시간마다 달라지고, 스톤타운의 골목에서는 오래된 항구 도시의 냄새와 소리가 남아 있다. 이런 풍경은 짧은 광고 문구로 다 설명하기 어렵다. 그래서 탄자니아는 더 오래, 더 성실하게 설명해야 하는 목적지다.
한국에서 탄자니아를 알리는 일은 쉽지 않다. 목적지가 멀고, 항공 연결은 익숙하지 않으며, 아프리카 여행에 대한 정보도 아직 충분하지 않다. 그러나 바로 그 이유 때문에 탄자니아의 지속적인 홍보 활동은 의미가 있다. 쉬운 시장만 찾는다면 탄자니아는 한국에서 기다릴 수밖에 없다. 그러나 탄자니아는 기다리기보다 계속 찾아오고, 설명하고, 질문하고, 협력의 기회를 만들려 하고 있다.
이번 인터뷰에서 확인한 것은 탄자니아의 관광자원만이 아니었다. 탄자니아를 알리려는 사람들의 진지함이었다. George J. Mwagane 관광관은 탄자니아가 왜 한국시장에 계속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 알고 있었고, 한국 여행자가 왜 탄자니아를 선택해야 하는지 자신의 언어로 설명하려 했다. 무엇보다 그는 한국시장을 일방적인 홍보 대상이 아니라 함께 배워야 할 시장으로 대했다.
탄자니아는 아직 한국 여행시장에서 큰 숫자를 가진 목적지는 아니다. 그러나 모든 목적지가 처음부터 대중 목적지였던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꾸준히 시장을 이해하고, 얼마나 진정성 있게 목적지를 설명하느냐다. 탄자니아는 그 길을 오래 걸어왔고, 이번 서울국제관광전에서 다시 한 번 그 의지를 보여줬다.
세렝게티의 야생, 킬리만자로의 산, 응고롱고로의 대지, 잔지바르의 바다. 탄자니아는 멀지만, 그 거리를 감수할 만큼 충분히 아름다운 나라다. 그리고 그 아름다움을 한국 여행자에게 전하기 위해, 탄자니아는 지금도 꾸준히 한국시장의 문 앞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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