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 기자 ㅣ 여행레저신문
손흥민 타코 장면이 2026 북중미 월드컵 분위기 속에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조별리그 일정을 치르고 있는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손흥민 선수가 동료들과 타코 전문점을 찾은 모습이 알려지면서, 축구 팬들 사이에서는 월드컵 멕시코전만큼이나 과달라하라 타코와 멕시코 현지 음식문화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이번 장면이 더 눈길을 끄는 이유는 단순히 유명 선수가 현지 음식을 먹었다는 데 있지 않다. 한국은 월드컵 A조에서 멕시코와 맞대결을 앞두고 있고, 과달라하라는 이번 대회에서 멕시코를 대표하는 개최도시 중 하나다. 손흥민의 타코 한 접시는 자연스럽게 한국-멕시코전, 과달라하라의 거리 분위기, 멕시코 음식문화까지 이어지는 이야기가 됐다.
과달라하라는 멕시코 서부 할리스코주의 중심도시다. 멕시코를 대표하는 마리아치 음악, 테킬라 문화권, 오래된 광장과 성당, 활기 있는 시장과 식당가가 함께 움직이는 도시로 꼽힌다. 축구 경기만 보고 지나가기에는 아쉬운 도시다. 월드컵 기간 과달라하라는 경기장 안의 응원뿐 아니라 거리의 음식, 밤의 분위기, 현지인과 원정 팬이 섞이는 장면으로도 기억될 가능성이 크다.

FIFA도 과달라하라를 테킬라와 마리아치의 세계적 중심지로 소개하며, 에스타디오 과달라하라에서 2026 월드컵 네 경기가 열린다고 밝히고 있다. 월드컵 개최도시라는 타이틀은 과달라하라의 축구 열기와 여행 매력을 동시에 끌어올린다. 경기장으로 향하는 길, 숙소 주변 식당가, 차풀테펙 거리의 밤 분위기까지 모두 월드컵 여행의 일부가 된다.
손흥민 선수가 찾은 것으로 알려진 타코도 그래서 더 흥미롭다. 타코는 멕시코를 대표하는 음식이지만, 단순히 토르티야에 고기를 싸 먹는 간식 정도로 보면 너무 좁게 보는 것이다. 타코는 지역, 고기, 조리 방식, 살사, 라임, 고수의 조합에 따라 전혀 다른 맛을 낸다. 한 손에 들고 먹는 음식이지만, 그 안에는 멕시코의 거리문화와 노동자의 식사, 가족의 외식, 경기 전후 팬들의 허기까지 함께 들어 있다.
멕시코 정통 타코의 기본은 옥수수 토르티야다. 부드러운 옥수수 토르티야 위에 고기를 올리고, 다진 양파와 고수, 라임, 살사를 더해 먹는 방식이 가장 익숙하다. 재료가 화려하지 않아 보이지만, 오히려 고기와 토르티야의 맛이 또렷하게 드러난다.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바삭한 하드 셸 타코, 치즈와 양상추, 사워크림이 듬뿍 올라간 타코는 미국식으로 대중화된 텍스멕스 스타일에 가깝다.
이번에 특히 주목받은 메뉴는 알 파스토르다. 알 파스토르는 양념한 돼지고기를 세로 그릴에 겹겹이 꽂아 굽고, 얇게 썰어 토르티야에 올려 먹는 타코다. 여기에 파인애플을 곁들이면 고기의 기름진 맛과 과일의 산미가 어울린다. 라임을 살짝 짜고 살사를 더하면 단맛, 매운맛, 신맛이 한입 안에서 균형을 이룬다.

소고기를 좋아한다면 아라체라나 아사다 계열의 타코도 좋다. 직화로 구운 소고기의 불맛이 살아 있고, 담백하면서도 씹는 맛이 분명하다. 돼지고기를 오래 익혀 결대로 찢어 먹는 카르니타스, 부드럽게 익힌 고기를 올리는 바르바코아도 멕시코 타코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이름이다. 타코는 고기 이름을 알면 절반은 이해한 셈이다.
살사도 중요하다. 초록색 살사 베르데는 토마티요와 고추를 바탕으로 한 새콤하고 매콤한 소스이고, 붉은 살사 로하는 토마토와 말린 고추의 깊은 맛이 살아난다. 다만 색깔만 보고 맵기를 판단하면 안 된다. 초록색이라고 항상 순한 것도 아니고, 빨간색이라고 늘 가장 매운 것도 아니다. 처음에는 조금만 올려 맛을 본 뒤 더하는 편이 좋다.
고수는 취향의 문제다. 멕시코 타코에서 고수는 중요한 향을 담당하지만, 향이 강해 싫어하는 사람도 많다. 손흥민 선수가 과카몰레에서 고수를 뺐다는 이야기가 함께 알려진 것도 재미있는 대목이다. 현지 음식을 먹는다고 해서 모든 재료를 그대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타코는 원래 손님의 취향에 따라 살사와 라임, 고수의 양을 조절하며 먹는 음식이다.
타코를 먹는 방법도 따로 있다. 접시에 놓인 타코를 세워 들고 입으로 가져가면 내용물이 쉽게 흐른다. 타코는 수평에 가깝게 들고, 고개를 살짝 기울여 베어 무는 편이 좋다. 라임은 처음부터 많이 짜지 말고 한두 방울씩 더하는 것이 낫다. 타코는 깔끔하게 먹으려고 너무 조심하기보다, 손에 조금 묻더라도 바로 베어 무는 음식에 가깝다.

이번 손흥민 타코 장면은 월드컵 여행의 재미가 어디에서 만들어지는지도 보여준다. 경기장 안에서는 승부가 벌어지지만, 여행자의 기억은 경기장 밖에서도 만들어진다. 현지 식당에서 먹은 한 끼, 거리에서 마주친 팬들, 숙소로 돌아가는 밤공기, 시장에서 들리는 음악이 모두 월드컵의 일부가 된다.
한국과 멕시코의 경기를 앞두고 과달라하라는 이제 단순한 개최지가 아니라 한국 축구 팬들이 함께 바라보는 도시가 됐다. 손흥민의 타코 방문은 짧은 화제였지만, 그 장면은 멕시코의 맛과 도시 분위기를 한국 독자들에게 가깝게 끌어왔다. 이번 월드컵을 더 깊이 즐기고 싶다면 경기 결과만 볼 것이 아니라, 과달라하라의 타코와 거리문화까지 함께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손흥민이 먹은 타코가 궁금해졌다면, 그 관심은 자연스럽게 멕시코 여행으로 이어진다. 과달라하라에서 타코는 단순한 한 끼가 아니라 도시를 이해하는 가장 쉬운 입구다. 월드컵의 열기, 멕시코전의 긴장감, 손흥민의 친근한 일상, 그리고 따뜻한 토르티야 한 장이 지금 과달라하라를 더 특별한 여행지로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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