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찬 기자 ㅣ 여행레저신문
하나투어가 전국 공식인증예약센터를 대상으로 2025년 최우수·우수 센터 93곳을 선정했다. 평가는 2025년 1월부터 11월까지의 성과와 고객만족도 등을 종합해 진행됐으며, 최우수 센터 19곳과 우수 센터 74곳이 이름을 올렸다. 선정 센터에는 연도가 표시된 스탠딩 명패와 인증 스티커가 제공된다.
이번 발표는 ‘우수 대리점 포상’으로만 볼 사안이 아니다. 여행 예약의 중심이 온라인과 모바일로 옮겨간 상황에서, 하나투어가 공식인증예약센터를 다시 관리 대상으로 전면화하고 있다는 점이 더 중요하다. 고객 입장에서는 명패보다 중요한 것이 결제 안전성, 일정 설명의 정확성, 계약서 교부, 출발 전후 대응이다.
시장 환경도 달라졌다. 2025년 국민 해외관광객은 2,955만 명으로 역대 최고 수준까지 올라섰지만, 패키지여행 시장은 수요 회복의 온기를 온전히 누리지 못했다. 여행신문이 각사 발표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5년 하나투어 전체 송출객은 전년보다 7.2% 증가한 411만7,159명이었지만 패키지 송출객은 209만2,142명으로 5% 감소했다. 모두투어 역시 패키지 송출객이 17.1% 줄었다. 해외여행 총량은 커졌지만, 전통 패키지 상품은 개별여행과 온라인 예약 확대 속에서 압박을 받고 있는 셈이다.
하나투어 내부 수치에서도 같은 흐름이 읽힌다. 하나투어의 2025년 4분기 전체 해외 송출객은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한 약 118만 명이었고, FIT 이용객 수는 21% 증가했다. 반면 기획상품 이용객 수는 약 60만 명으로 1% 증가하는 데 그쳤다. 패키지가 완전히 무너진 것은 아니지만, 성장의 속도와 무게중심은 이미 개별여행 쪽으로 기울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공식인증예약센터는 하나투어가 붙잡아야 할 남은 대면 접점이다. 온라인 예약에 익숙하지 않은 고객, 장거리·가족·시니어·단체 여행객은 여전히 상담을 필요로 한다. 특히 패키지 상품은 상품명과 가격만으로 구매가 끝나지 않는다. 항공 일정, 숙박 등급, 선택관광, 쇼핑 조건, 취소 수수료, 현지 대응 체계까지 설명이 필요하다. 상담 품질이 곧 브랜드 신뢰로 이어지는 구조다.
하나투어도 공식인증예약센터 페이지에서 안심결제 캠페인, 개런티 프로그램, SAFETY&JOY 안심여행 지원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공식 센터를 통해 ‘믿고 예약하라’는 메시지를 강조하는 것은, 여행상품 판매 과정에서 고객이 가장 불안해하는 지점이 결제와 계약 이행이라는 점을 의식한 행보다.
소비자 피해 흐름을 보면 이 문제는 더 선명해진다. 한국소비자원은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접수된 여행 관련 피해구제 신청이 3,922건이며, 이 가운데 국외여행 관련 피해가 85.6%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피해 유형은 계약해제 시 과다한 위약금 청구, 환급 불이행·지연 등 계약 관련 피해가 66.0%로 가장 많았고, 일정 임의 변경과 현지 가이드·숙소 불만 등 품질 관련 피해가 뒤를 이었다.
대리점 채널을 둘러싼 제도 환경도 바뀌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25년 11월 여행업종 표준대리점계약서를 제정했다. 여행사와 대리점 간 거래관계의 투명성을 높이고, 판매수수료, 계약 갱신, 영업 안정성, 불공정행위 금지 등을 표준화하겠다는 취지다. 이는 여행사가 대리점을 단순 판매 창구로만 볼 수 없고, 본사 책임과 관리 구조까지 함께 정비해야 한다는 신호다.
따라서 하나투어의 이번 인증센터 선정은 긍정적으로 볼 여지가 있다. 본사가 공식 판매망을 주기적으로 평가하고, 고객에게 신뢰할 수 있는 접점을 안내하겠다는 방향은 필요하다. 코로나19 이후 흔들렸던 대리점망을 다시 정비하고, 우수 센터에 동기를 부여하는 효과도 있다.
하지만 현재 발표만으로는 부족하다. ‘성과와 고객만족도 종합 평가’라는 설명은 지나치게 넓다. 판매 실적이 얼마나 반영됐는지, 고객 민원과 환급 지연, 계약서 교부, 불완전판매 여부가 어떤 비중으로 평가됐는지 알 수 없다. 명패와 스티커가 소비자 보호 장치가 되려면, 최소한 평가 항목과 사후 관리 기준은 공개돼야 한다.
특히 공식인증예약센터라는 이름은 고객에게 ‘본사가 책임 있게 관리하는 창구’라는 인식을 준다. 그렇다면 본사는 우수 센터를 뽑는 데서 멈추지 말고, 부적정 센터를 어떻게 관리하고 제외할 것인지도 함께 제시해야 한다. 인증은 칭찬의 장식이 아니라 신뢰의 약속이어야 한다.
류양길 하나투어 영업본부장은 공식인증예약센터와 협력해 고객이 믿고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 환경을 만들고, 전국 센터의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방향은 맞다. 다만 지금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인증 명패가 아니라, 어느 센터를 가도 같은 수준의 설명과 책임 있는 대응을 받을 수 있다는 확신이다.
하나투어가 이번 제도를 매년 이어가겠다고 밝힌 만큼, 다음 단계는 분명하다. 우수 센터 명단 공개를 넘어 평가 기준, 고객 민원 반영 방식, 사후 모니터링 체계를 구체화해야 한다. 해외여행이 다시 커진 시장에서 대리점 채널의 경쟁력은 규모가 아니라 신뢰에서 갈린다. 하나투어의 공식인증예약센터 제도도 그 시험대 위에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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