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레저신문 ㅣ 김미래기자
방탄소년단 공연을 따라 움직인 글로벌 팬덤이 부산 해운대의 호텔 풍경을 바꿨다. 파라다이스 호텔 부산은 ‘BTS THE CITY ARIRANG BUSAN’ 공식 IP 호텔로 참여하며 공연장 밖의 시간을 숙박, 사진, 식음, 참여형 이벤트로 연결했다. 공연을 보러 온 팬들이 잠만 자는 호텔이 아니라, 도착 순간부터 떠나는 날까지 BTS 세계관을 체험하는 관광 거점으로 기능한 셈이다.
이번 운영에서 가장 뚜렷한 숫자는 객실 점유율과 외국인 투숙객 비중이다. 방탄소년단 부산 공연 기간인 6월 11일부터 13일까지 파라다이스 호텔 부산의 객실 점유율은 약 95%에 이르렀고, 외국인 투숙객 비중은 약 70%를 기록했다. 미국, 일본, 동남아시아 등에서 온 팬들이 해운대로 모이면서 호텔 로비와 정원, 포토존, 식음 공간은 공연 전후 일정을 보내는 글로벌 여행객들로 채워졌다.
이 사례가 중요한 이유는 K-팝 공연의 소비가 더 이상 티켓과 공연장 안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팬들은 공연 도시로 이동하고, 호텔을 선택하고, 지역 식음과 포토존을 경험하며, 그 장면을 SNS에 다시 올린다. 공연은 하루 또는 이틀의 이벤트지만, 팬덤 관광은 숙박과 이동, 식사, 쇼핑, 사진, 야간 체류까지 포함하는 도시형 소비로 확장된다. 파라다이스 호텔 부산은 이 흐름을 호텔 안으로 끌어들였다.

호텔 전역의 브랜딩도 단순 장식에 그치지 않았다. 해운대 바다를 배경으로 한 오션풀 루프탑과 야외 정원 공간은 대형 게이트, 포토월, 조형물과 함께 팬들이 머무는 장면을 만들었다. 낮에는 해운대 방문객의 사진 명소가 되고, 밤에는 붉은 조명과 호텔 외관 연출이 공연의 여운을 이어가는 무대가 됐다. 공연장 밖에서도 축제가 계속된다는 감각이 호텔 공간 안에서 구현된 것이다.
브랜딩 테마 객실은 팬캉스의 중심이었다. 여행용 파우치, 스트링백, 윈도우 배너, 투명 아크릴 토퍼 등 BTS THE CITY ARIRANG BUSAN 굿즈가 객실에 배치되며 투숙 경험 자체가 팬 콘텐츠가 됐다. 해운대 오션뷰와 BTS 디자인 요소가 한 공간에 놓이면서 팬들은 공연 전후의 시간을 객실 안에서도 이어갈 수 있었다. 숙박 상품이 굿즈, 전망, 세계관, 인증 사진을 한 번에 묶은 체류형 상품으로 바뀐 장면이다.
식음 공간도 팬덤 관광의 일부로 들어왔다. 이탈리안 레스토랑 ‘라 스칼라’의 스페셜 코스, ‘크리스탈 가든’의 시그니처 음료와 버거, 풀사이드 바의 K-스낵 세트는 공연 관람객의 식사 시간을 호텔 콘텐츠로 전환했다. 호텔 내 포토스팟에서 촬영한 사진을 SNS에 올리면 LED 스크린에 송출되는 참여형 이벤트도 운영됐다. 팬은 관람객이 아니라 현장 콘텐츠를 함께 만드는 참여자가 됐다.
부산 관광 입장에서도 의미가 작지 않다. 해운대는 이미 국내외 관광객에게 익숙한 지역이지만, BTS THE CITY ARIRANG BUSAN 기간의 파라다이스 호텔 부산은 단순 해변 호텔이 아니라 K-컬처 체류 거점으로 작동했다. 공연 목적의 방문이 호텔 체류와 지역 이동으로 확장되면 숙박, 외식, 교통, 유통, 야간 관광까지 파급된다. K-팝 팬덤은 도시를 소비하는 방식 자체를 바꾸고 있다.

이런 흐름은 앞으로 부산 호텔과 관광업계가 주목해야 할 방향이기도 하다. 대형 공연이나 글로벌 팬덤 이벤트가 있을 때 호텔은 객실 판매에 머물 필요가 없다. 공연 전후의 시간, 팬들이 인증하고 싶은 공간, 도시의 대표 장면, 지역 식음 콘텐츠를 묶으면 호텔은 하나의 관광 플랫폼이 된다. 파라다이스 호텔 부산의 이번 운영은 럭셔리 호텔이 K-팝 IP와 결합했을 때 어떤 체류형 관광 모델을 만들 수 있는지 보여준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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