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레저신문 ㅣ 김미래기자
원주 가볼 만한 곳으로 꼽히는 용소막성당은 강원특별자치도 원주시 신림면 용암리의 산자락 아래 자리한 천주교 성당이다. 붉은 벽돌과 회색빛 장식 벽돌, 정면 중앙에서 가늘고 높게 치솟은 종탑과 첨탑이 주변의 낮은 산과 오래된 나무 사이에서 강한 대비를 이룬다. 1915년 가을 완공된 현재의 성당은 1986년 5월 23일 강원특별자치도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사진만 보면 유럽의 산골 마을에 남은 오래된 성당처럼 보이지만, 용소막성당은 원주 지역 천주교 공동체의 형성과 한국 근대 성당 건축의 흐름이 함께 남은 공간이다. 원주 8경 가운데 제7경으로 꼽히며, 성당 건물과 내부뿐 아니라 수령 150년의 느티나무와 사제관, 선종완 신부 유물관, 숲길까지 짧은 동선 안에서 둘러볼 수 있다.
1898년 초가 경당에서 시작된 원주 용소막성당
용소막성당의 출발은 1898년이다. 천주교 신자들이 원주 본당 소속 공소를 마련하고 신부가 머물 방을 포함한 초가 경당에서 미사와 신앙생활을 이어갔다. 1904년 프와요 신부가 초대 본당신부로 부임하면서 독립 본당이 됐고, 당시 원주 일부와 평창·영월·제천·단양에 흩어진 여러 공소를 관할했다.

현재의 성당 건물은 제3대 시잘레 신부가 공사를 이어받아 완성했다. 중국인 기술자들이 건축에 참여했으며 원주 지역의 진흙을 구워 만든 붉은 벽돌과 외지에서 운반한 목재가 사용됐다. 공사는 질병과 자재 부족, 당시의 기술적 한계 속에서도 이어졌고 1915년 가을 약 100평 규모의 벽돌조 성당이 완공됐다.
일부에서는 용소막성당을 흙벽돌 성당이라고 부르지만, 굽지 않은 흙을 쌓은 건물이 아니라 지역 진흙을 구워 제작한 벽돌로 세운 성당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정확하다. 이 건축 과정은 서양식 종교 건축이 지방 농촌에 정착하는 과정과 당시 신자 공동체의 노력을 함께 보여준다.
유난히 높고 가파른 첨탑이 시선을 끄는 이유
용소막성당의 대표 장면은 정면 중앙의 종탑과 그 위로 길게 뻗은 첨탑이다. 성당 전체 규모는 대형 성당에 비해 크지 않지만 탑이 유난히 가늘고 높아 정면에서 바라보면 실제보다 훨씬 웅장하게 느껴진다. 낮은 위치에서 아치형 출입구부터 첨탑 끝까지 올려다보면 성당 특유의 수직 비례가 가장 뚜렷하게 드러난다.

건물 외벽은 붉은 벽돌을 중심으로 창문과 모서리, 출입구와 종탑 주변에 회색빛 벽돌을 섞어 쌓았다. 정면 출입구와 측면 창문은 위쪽이 둥근 아치 형태이며, 반복되는 수직선과 아치가 건물의 높이를 강조한다. 성당 측면으로 이동하면 길게 이어진 신랑과 일정한 간격으로 배열된 창문이 드러나 정면과 다른 비례를 확인할 수 있다.
일제강점기에는 성당의 종이 공출됐고 한국전쟁 때는 건물이 창고로 사용되는 수난을 겪었다. 여러 시대의 흔적을 견딘 성당은 현재도 천주교 원주교구가 관리하는 종교시설로 쓰이고 있다. 오래된 문화유산이면서 지금도 미사와 기도가 이어지는 생활 신앙의 공간이라는 점이 일반 관광지와 다른 부분이다.
목조 장의자와 벽돌 기둥이 이어지는 성당 내부
성당 내부에 들어서면 중앙 통로 양쪽으로 목조 장의자가 길게 놓이고, 벽돌 기둥과 아치형 천장이 제단까지 반복된다. 외관의 강한 수직선과 달리 내부는 흰 벽면과 나무 바닥, 스테인드글라스가 차분하고 절제된 분위기를 만든다. 중앙 통로에 서면 좌우 대칭 구조와 천장의 반복되는 곡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용소막성당은 상시 개방되는 전시관이 아니라 실제 미사와 기도가 이어지는 성당이다. 미사 중에는 내부 이동과 사진 촬영을 삼가고, 신자들이 기도하고 있을 때는 제단 주변에 오래 머물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성당 문이 닫혀 있거나 종교행사가 진행 중이면 외부와 경내를 중심으로 둘러보는 편이 좋다.
150년 느티나무와 사제관까지 이어지는 산책길
성당 앞마당에는 수령 약 150년으로 추정되는 보호수 느티나무 다섯 그루가 서 있다. 여름에는 넓은 그늘을 만들고 가을에는 붉은 벽돌 외벽 앞에 낙엽이 쌓인다. 성당을 정면에서만 바라보기보다 느티나무 아래로 이동하면 나무 사이로 솟은 첨탑과 긴 측면 외벽을 함께 담을 수 있다.
성당 뒤편으로 이어지는 길은 오래된 사제관과 선종완 라우렌시오 신부 동상, 유물관으로 연결된다. 선종완 신부는 용소막성당 출신 성직자로 성경 번역에 힘쓴 인물이다. 앞마당보다 방문객이 적고 나무가 많아 성당의 역사와 주변 숲을 천천히 살펴보기 좋은 구간이다.

선종완 신부 유물관 관람시간은 오전 10시부터 11시, 오후 2시부터 5시까지이며 매주 월요일은 쉰다. 유물관 내부를 보려면 현장에서 수녀에게 협조를 구해야 하므로 오후 관람시간에 맞춰 방문하는 편이 동선을 짜기 쉽다. 운영시간과 개방 여부는 성당 일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용소막성당 사진은 정면보다 측면에서 완성된다
대표 사진을 찍기 좋은 지점은 성당 정면에서 조금 왼쪽으로 이동한 자리다. 종탑과 첨탑, 길게 이어진 측면 벽면이 한 화면에 들어와 건물의 높이와 길이를 동시에 담을 수 있다. 정면에서는 카메라 위치를 낮춰 아치형 출입구부터 첨탑 끝까지 올려 담으면 수직선이 더욱 강해진다.
한여름 한낮에는 느티나무 그늘과 햇빛을 받는 외벽의 밝기 차이가 커질 수 있다. 붉은 벽돌과 짙은 녹음을 함께 담으려면 오전이나 늦은 오후가 좋다. 내부에서는 중앙 통로의 대칭 구도를 활용할 수 있지만 미사나 기도 중인 방문객이 있다면 촬영하지 않는 것이 우선이다.

주차부터 유물관까지 추천 관람 동선
용소막성당은 강원특별자치도 원주시 신림면 구학산로 1857에 있다. 관람 동선은 앞마당에서 성당 정면과 종탑을 살펴본 뒤 측면 외벽, 성당 내부, 느티나무, 뒤편 사제관과 유물관 순으로 잡으면 자연스럽다. 외관과 앞마당만 보면 약 30분, 내부와 산책길, 유물관까지 천천히 둘러보면 약 1시간이 필요하다.
성당과 경내는 별도 입장권을 구매하는 관광시설이 아니다. 차량을 세울 수 있는 공간이 있지만 주말 미사나 종교행사가 있는 날에는 주차 여건과 내부 관람 가능 시간이 달라질 수 있다. 유물관까지 볼 계획이라면 출발 전에 성당으로 개방 여부를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원주에서 신림 방면 버스를 타고 신림에 내린 뒤 택시나 도보로 이동해야 한다. 성당 주변은 상업시설이 밀집한 관광지가 아니므로 식사나 음료가 필요하다면 신림면 소재지에서 미리 준비하는 것이 편하다.
용소막성당의 매력은 규모를 과장한 웅장함보다 산골 마을의 숲과 벽돌 성당이 만들어내는 균형에 있다. 111년 된 성당과 높은 첨탑, 150년 느티나무, 사제관과 유물관이 짧은 동선 안에 이어져 건축과 역사, 사진, 산책을 함께 즐기려는 원주 여행자에게 잘 맞는다.
여행정보
장소 원주 용소막성당
주소 강원특별자치도 원주시 신림면 구학산로 1857
문화유산 강원특별자치도 유형문화유산
성당 완공 1915년 가을
관람료 별도 입장권 없음
유물관 운영 오전 10시~11시, 오후 2시~5시
유물관 휴관 매주 월요일
문의 033-763-2343
추천 소요시간 외관 중심 약 30분, 산책길과 유물관 포함 약 1시간
방문 유의사항 미사와 기도 중에는 내부 관람과 촬영을 삼가고 유물관 개방 여부는 방문 전에 확인해야 한다.
여행레저신문 Copyrights ⓒ The Travel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