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레저신문 ㅣ 박예슬 기자
서울 한복판에서 담양의 대숲과 연못 정원, 울진을 떠올리게 하는 소나무 군락, 제주 곶자왈을 닮은 이끼숲을 차례로 걷는 공간이 문을 열었다. 남산 한국숲정원은 용산구 이태원동 남산 야외식물원 일대 약 3만㎡를 새롭게 정비해 2026년 6월 27일 전면 개방한 도심 정원이다.
정원은 유명 관광지를 축소해 옮겨놓은 전시장이 아니다. 남산에 자라던 소나무와 기존 지형을 살리고, 매화나무와 배롱나무, 대나무 등 한국 정원에서 익숙한 수종을 더해 전국의 숲과 전통 정원이 가진 분위기를 현대적으로 풀었다.

공간은 전통과 문화, 자연과 생태, 휴양과 휴식이라는 세 가지 주제로 나뉜다. 지당원·영지원·무궁화원, 철쭉동산·매화원·이끼원·죽림원·솔숲원, 솔숲마당·은행나무뜰·남산마루 등 모두 11개 정원이 하나의 산책 동선으로 연결된다.
남산 한국숲정원의 장점은 각각의 정원을 따로 구경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연못과 정자에서 대숲과 소나무숲을 지나 도심 전망까지 풍경이 계속 바뀐다는 데 있다. 멀리 지방으로 떠나지 않아도 한국 전통 정원과 대표 숲의 인상을 한나절 안에 경험할 수 있다.
전국의 유명 숲을 복제하지 않고 남산의 지형에 다시 풀었다
남산 한국숲정원은 담양 소쇄원과 죽녹원에서 정자·계류·대숲의 요소를, 담양 명옥헌에서 연못과 배롱나무의 정취를 가져왔다. 울진 금강소나무숲은 솔숲원의 소나무 군락으로, 제주 곶자왈은 이끼원으로, 강진 다산초당은 도심을 바라보는 남산마루의 공간 구성으로 재해석됐다.

전국 관광지를 사실적으로 재현하거나 동일한 건축물을 세운 것은 아니다. 정원마다 특정 지역의 대표 요소를 골라 남산의 기존 숲과 지형에 맞게 배치했다. 여러 지역의 숲을 남산 안에서 다시 읽는 정원에 가깝다.
기존 남산 야외식물원의 나무와 산책로가 기반이 됐다는 점도 중요하다. 기존 식재를 보강하고 수변 공간과 쉼터, 전망 지점을 더해 숲과 정원의 경계를 자연스럽게 연결했다.
지당원과 영지원, 연못을 중심으로 만나는 한국 정원
지당원과 영지원은 남산 한국숲정원의 성격을 가장 분명하게 보여주는 구간이다. 지당원은 전통 정자의 공간 구성과 주변 풍경을 정원 안으로 끌어들이는 차경 기법을 현대적으로 해석했다.

영지원은 담양 명옥헌의 연못과 배롱나무를 모티브로 삼았다. 수면 가장자리를 따라 식물이 이어지고, 연못 너머 숲이 물에 비치면서 정원 안쪽이 실제보다 깊게 느껴진다.
지당원 주변에는 맨발로 걸을 수 있는 숲길도 조성됐다. 맨발길의 실제 개방 상태와 세족장 운영은 계절과 관리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현장에서 확인하는 편이 좋다.
울진 금강소나무숲의 인상을 옮긴 솔숲원
솔숲원은 남산에 기존부터 자라던 소나무 군락을 중심으로 울진 금강소나무숲의 인상을 풀어낸 공간이다. 곧고 높은 나무만 일렬로 심은 숲이 아니라 남산의 굽은 소나무와 낮은 식생, 완만한 길을 함께 살렸다.

산책로 주변에는 키와 굵기가 다른 소나무가 이어진다. 나무 사이 간격이 넓은 구간에서는 하늘이 크게 열리고, 군락이 촘촘한 곳에서는 빛이 잘게 나뉘어 바닥으로 떨어진다.
솔숲원과 연결되는 솔숲마당은 걷다가 쉬어가기 좋은 공간이다. 숲의 형태를 과도하게 정리하지 않고 앉을 자리와 이동로를 더해 남산의 기존 숲에 휴식 기능을 보탰다.
3만㎡ 정원을 끊기지 않고 걷는 방법
남산 한국숲정원은 3만㎡ 규모라 입구 주변만 둘러보고 돌아서면 전체 구성을 파악하기 어렵다. 연못과 전통 정원이 목적이라면 하얏트호텔 정류장 쪽에서 지당원으로 접근하는 동선이 편하다.

솔숲원과 남산마루, 도심 전망을 먼저 보고 싶다면 남산야외식물원 정류장을 이용하는 방식이 효율적이다. 전체를 천천히 둘러보는 데는 1시간 30분에서 2시간 30분 정도를 잡는 편이 좋다.
산책로는 포장길과 흙길, 완만한 오르내림이 섞여 있다. 주요 구간의 난도가 높지는 않지만 남산 지형을 따라 경사가 이어지므로 바닥이 편한 운동화가 적합하다.
담양까지 가지 않아도 대숲을 걷는 죽림원
죽림원은 담양 죽녹원을 모티브로 조성한 대나무 정원이다. 키 큰 대나무가 흙길 양쪽에 이어지고 줄기 사이로 들어오는 빛이 길 위에 가느다란 그림자를 만든다.
대규모 대나무 관광지를 그대로 재현한 공간이라기보다 남산 산책 중 짧게 대숲의 분위기를 경험하는 정원이다. 길이 지나치게 길지 않아 어린이와 함께 걷기에도 부담이 크지 않다.
죽림원 주변에는 제주 곶자왈을 모티브로 한 이끼원도 연결된다. 습기를 머금은 바위와 낮은 식생, 짙은 그늘이 대숲과 또 다른 녹색을 만든다.
남산 한국숲정원 방문정보와 대중교통
남산 한국숲정원은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259-16, 기존 남산 야외식물원 일대에 자리한다. 별도의 입장권을 구매하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공원형 정원이다.
대중교통은 지하철 6호선 한강진역에서 버스나 도보를 연결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지당원 방향은 하얏트호텔 정류장, 남산마루와 솔숲원 방향은 남산야외식물원 정류장을 활용하면 이동 거리를 줄일 수 있다.
자가용 방문자는 남산 야외식물원 주변 주차 공간을 이용할 수 있지만 규모가 넉넉하지 않다. 주말과 휴일에는 만차 가능성이 높아 대중교통 이용이 안전하다.
남산 한국숲정원 여행정보
| 위치 | 서울특별시 용산구 이태원동 259-16 |
|---|---|
| 개방일 | 2026년 6월 27일 |
| 규모 | 약 3만㎡ |
| 구성 | 3개 테마, 11개 정원 |
| 입장료 | 무료 |
| 추천 체류 | 1시간 30분~2시간 30분 |
| 맨발길 | 약 1.1km, 현장 운영 상태 확인 |
| 대중교통 | 한강진역에서 버스 또는 도보 연결 |
| 주차 | 남산 야외식물원 주변, 공간 협소 |
| 문의 | 다산콜센터 02-120 |
남산 한국숲정원은 담양·울진·제주의 숲을 실제 크기로 옮겨놓은 관광시설이 아니다. 각 지역을 대표하는 연못과 정자, 대숲과 소나무군락, 이끼숲과 전망 공간을 남산의 기존 숲에 맞춰 연결한 정원이다.
연못가 정자에서 대숲으로 들어가고, 솔숲을 지나 남산마루에서 서울을 바라보는 동안 풍경은 여러 차례 바뀐다. 서울 도심에서 짧은 이동만으로 한국 정원의 정서와 숲 산책, 맨발길과 전망을 함께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분명한 방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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