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공항 외국인 109% 늘었는데 34.5%는 수도권행…1인당 충북 소비 38.2% 줄었다

상반기 입국객 6만2971명…충북 체류 40.5%, 김해·대구와 지역관광 효과 격차

청주국제공항으로 들어오는 외국인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올해 상반기 외국인 입국객은 6만297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9.1% 증가했다.

그런데 공항 문을 나선 뒤부터 숫자가 달라진다.

청주공항으로 입국한 외국인 가운데 충북에 머문 비율은 40.5%에 그쳤다. 34.5%는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으로 이동했다. 충북에서 발생한 외국인 관광소비 총액은 늘었지만 1인당 하루 평균 관광소비액은 9만7456원에서 6만238원으로 38.2% 감소했다.

사람은 두 배 넘게 들어왔는데 지역에 머무는 비율과 한 사람에게서 발생하는 소비는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청주공항이 국제선 공항으로 커지는 것과 청주·충북 관광이 함께 성장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사실이 숫자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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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만2971명이 들어왔다…청주공항은 이미 빠르게 커지고 있다

지방공항을 통한 외국인 입국 증가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기 어렵다. 올해 상반기 김해·대구·제주·청주 등 지방공항으로 입국한 외국인은 약 196만 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42.1% 증가했다.

전체 방한 외국인 가운데 지방공항을 이용한 비중도 20.7%까지 높아졌다. 외국인 관광객 5명 가운데 1명꼴로 지방공항을 통해 한국에 들어온 셈이다.

청주의 상승세는 그중에서도 가파르다. 상반기 청주공항 외국인 입국객은 6만2971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9.1% 늘었다. 저비용항공사의 국제선 공급 확대와 대만을 비롯한 해외 노선 수요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

청주공항 전체 이용객과 국제선 이용객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국제선 노선 확대가 이어지면서 청주공항은 중부권의 국제선 관문으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문제는 이제 비행기를 얼마나 더 띄우느냐만이 아니다. 그 비행기에서 내린 외국인을 충북에 얼마나 오래 머물게 할 수 있느냐가 다음 경쟁이 됐다.

34.5%는 충북을 지나 수도권으로 갔다

한국관광공사가 이동통신 데이터를 이용해 입국 이후 이동경로를 분석한 결과 청주공항 입국 외국인의 충북 체류 비율은 40.5%였다.

반면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으로 이동한 비율은 34.5%에 달했다. 충남으로 이동한 비율은 12.5%, 대전 3.4%, 경북 2.0%, 세종 1.6%였다.

청주공항의 위치는 국제선 확대에는 강점이지만 충북 관광에는 다른 숙제를 만든다. 수도권 접근성이 좋아 인천공항을 대신하는 중부권 국제공항으로 성장하기 쉽지만, 외국인 입장에서는 청주에 도착한 뒤 곧바로 서울로 이동하기도 어렵지 않다.

청주공항이 서울로 가기 편한 입국 관문이 되는 것과 충북 여행의 출발점이 되는 것은 다른 문제다. 공항 이용객 숫자만으로 지역관광 성과를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다.

청주국제공항 진입도로와 국제선 여객청사 전경
청주국제공항 진입도로와 여객청사. 외국인 이용객이 빠르게 늘고 있지만 입국 이후 충북 체류와 관광소비 확대가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충북 전체 소비는 늘었는데 한 사람이 쓰는 돈은 38.2% 줄었다

더 눈여겨볼 숫자는 관광소비다. 외국인 입국객이 크게 증가하면서 충북에서 발생한 외국인 관광소비 총액은 전년보다 증가했다.

그러나 한 사람이 충북에서 하루 동안 쓴 평균 관광소비액은 지난해 9만7456원에서 올해 6만238원으로 감소했다. 감소폭은 38.2%다.

입국객 증가만큼 숙박과 음식, 쇼핑, 관광 소비가 따라오지 않았다는 의미다. 공항 도착 직후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거나 충북에 머물더라도 체류시간이 짧다면 지역에 남는 소비는 제한될 수밖에 없다.

국제선 한 편을 더 유치하는 것과 외국인 관광객 한 명을 충북에서 하루 더 재우는 것은 지역경제에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든다. 앞으로 청주공항의 관광 효과를 판단할 때는 입국객 수뿐 아니라 숙박일수와 체류시간, 방문지역, 소비액을 함께 봐야 한다.

김해는 절반 이상 부산으로…같은 지방공항인데 결과가 달랐다

다른 지방공항과 비교하면 청주의 과제가 더 분명해진다. 김해공항으로 입국한 외국인의 50.2%는 부산으로 이동했고 수도권 이동 비율은 1.9%에 그쳤다.

대구공항 입국 외국인도 53.8%가 대구, 18.9%가 경북으로 이동했다. 부산으로 이동한 비율 10.7%까지 더하면 상당수가 영남권 안에서 여행을 이어갔다. 수도권으로 이동한 비율은 8.5%였다.

공항에 국제선이 들어온다고 지역관광이 자동으로 따라오는 것은 아니다. 공항에서 내린 직후 이용할 수 있는 교통과 숙박, 음식, 쇼핑, 관광상품이 얼마나 촘촘하게 연결돼 있느냐에 따라 지역에 남는 시간이 달라진다.

부산은 김해공항에서 도심과 해운대·광안리·남포동 등 주요 관광지역을 연결하는 관광 동선이 이미 형성돼 있다. 대구공항 역시 대구와 경북을 묶는 이동이 상대적으로 강하다.

청주는 청주 도심과 청남대, 속리산, 제천·단양 등 충북의 주요 관광자원이 흩어져 있어 외국인이 공항에서 내려 곧바로 여행 동선을 짜기 쉽지 않다. 공항과 관광지를 연결하는 교통, 외국어 정보, 숙박상품과 지역 투어를 함께 설계해야 하는 이유다.

청주공항은 이제 ‘들어온 뒤’가 숙제다

정부도 지방공항 국제선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지방공항 전용 국제항공 운수권 확대와 청주·김해공항 슬롯 확대, 신규 국제선 유치 인센티브, 지방공항 직항 노선과 지역 관광상품 연계가 주요 정책에 포함돼 있다.

한국관광공사와 에어로케이도 청주공항을 인바운드 관광 거점으로 키우기 위한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에어로케이 청주공항 이용객 가운데 외래객 비중을 현재 약 11%에서 2028년 최대 35%까지 높이는 것이 목표다.

외국인을 청주공항까지 데려오는 작업은 이미 속도가 붙었다. 앞으로의 성과는 국제선 몇 편이 늘었는지, 공항 이용객이 몇 명 증가했는지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몇 명이 충북에서 하룻밤을 잤는지, 며칠을 머물렀는지, 어떤 지역을 방문했고 얼마를 썼는지가 함께 움직여야 공항 성장의 효과가 지역으로 이어진다.

청주공항 외국인 입국객 109.1% 증가, 수도권 이동 34.5%, 충북 체류 40.5%, 1인당 하루 관광소비 38.2% 감소. 지금 청주공항이 풀어야 할 과제는 이 네 숫자 안에 들어 있다.

공항은 이미 커지고 있다. 이제 청주공항을 사람이 들어오는 공항에서 충북 여행이 시작되는 공항으로 바꾸는 일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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