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레저신문 ㅣ 김미래기자
코레일관광개발이 파크골프와 철도, 지역관광을 결합한 ‘파크골프 스포츠 열차’ 여행상품을 출시했다. 충남 청양군·부여군과 협력해 만든 이번 상품은 파크골프 라운딩만 제공하는 단순 이동 상품이 아니라, 기차 이동과 지역 명소 관람, 향토 음식, 전담 인솔 서비스를 함께 묶은 체류형 스포츠 관광상품이다.
이번 상품은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늘고 있는 파크골프 동호회 수요를 겨냥했다. 파크골프는 일반 골프보다 장비와 비용 부담이 낮고, 짧은 시간 안에 여러 명이 함께 즐기기 쉬워 생활체육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동호회 단위 활동이 활발해 단체 이동과 식사, 관광을 함께 구성하는 여행상품과 잘 맞는다.
코레일관광개발은 그동안 팔도장터관광열차, KTX·ITX-새마을 연계 관광상품, LPGA·씨름대회 연계 상품, K리그 트레인 등을 운영해 왔다. 이번 파크골프 스포츠 열차는 기존 철도관광 경험을 생활체육 분야로 확장한 사례다. 고속도로 정체와 장거리 운전 부담을 줄이고, 기차 안에서 이동과 휴식을 함께 누릴 수 있다는 점을 앞세웠다.

청양·부여, 수변 파크골프장과 지역 명소를 한 코스로
상품은 크게 세 가지로 구성됐다. 첫 번째는 6월 20일 운영되는 충남 청양 당일 코스다. 조치원역 도착 후 전용버스로 이동해 청양의 관광지인 칠갑타워 스카이워크를 관람하고, 금강변에 자리한 왕진나루 파크골프장에서 36홀 라운딩을 즐긴다. 이후 청양 지역 미식과 향토 식사를 체험한 뒤 기차를 이용해 돌아오는 일정이다. 1인 상품가는 12만9000원이다.
두 번째는 8월 15일 광복절 당일 운영되는 충남 부여 코스다. 국립부여박물관을 관람한 뒤 백마강 파크골프장에서 54홀 라운딩을 진행한다. 부여는 백제 역사문화 자원과 백마강 수변 경관이 강한 지역이다. 여기에 파크골프 라운딩과 로컬 미식이 더해지면서 역사 여행과 생활체육을 함께 경험하는 당일치기 상품이 됐다. 이 코스도 1인 기준 12만9000원이다.
세 번째는 8월 15일 광복절 연휴를 활용한 1박 2일 부여·청양 코스다. 첫날 공주역에 도착해 국립부여박물관을 둘러보고, 백마강 파크골프장에서 54홀 라운딩을 즐긴다. 저녁에는 부여의 대표 향토 음식인 연잎밥 정식을 맛본 뒤 숙박한다. 둘째 날에는 청양으로 이동해 왕진나루 파크골프장에서 36홀 라운딩을 이어가고, 청양 특산물인 구기자를 활용한 떡갈비 한상과 칠갑타워 관람으로 일정을 마무리한다. 1인 상품가는 23만9000원이다.
운동만 하지 않고 지역에 머무르게 만드는 상품
이번 상품의 핵심은 파크골프를 지역관광의 중심 콘텐츠로 활용했다는 점이다. 그동안 파크골프장은 지역 주민이나 동호회 중심의 생활체육 공간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전국적으로 파크골프 인구가 늘고, 지자체마다 수변·하천변 파크골프장을 조성하면서 관광상품으로 연결할 가능성도 커졌다.

청양 왕진나루 파크골프장과 부여 백마강 파크골프장은 모두 수변 경관을 갖춘 장소다. 파크골프는 걷는 운동이자 가벼운 경쟁이 있는 스포츠이기 때문에 자연 경관과 결합할 때 만족도가 높아진다. 라운딩 뒤 지역 음식과 관광지를 더하면 단순한 체육 활동이 아니라 하루 여행으로 확장된다.
지역 입장에서도 의미가 있다. 파크골프 동호회는 일정 인원이 함께 움직이는 단체 수요다. 이들이 지역에 도착해 라운딩을 하고, 식사를 하고, 관광지를 방문하면 지역 상권과 관광 시설에 직접적인 소비가 발생한다. 철도와 전용버스, 지자체 관광자원, 파크골프장을 묶은 이번 상품은 생활체육 수요를 지역경제와 연결하는 시도다.
중장년 동호회 여행의 실제 불편을 줄였다
코레일관광개발은 이번 상품에서 이동 편의와 안전 관리도 강조했다. 주말과 연휴에는 고속도로 정체가 심하고, 장거리 운전을 부담스러워하는 중장년층도 많다. 기차를 이용하면 이동 중 휴식을 취할 수 있고, 전용버스 연계를 통해 현지 이동 부담도 줄일 수 있다.
전담 인솔자가 동행하는 점도 동호회 여행에는 중요하다. 파크골프 동호회는 3~4명 소그룹부터 20명 이상 단체까지 다양한 규모로 움직인다. 현장 접수, 차량 이동, 식사 시간, 라운딩 동선, 귀가 시간을 개인이 모두 챙기기보다 여행상품 안에서 관리받는 편이 편리하다.
특히 이번 상품은 3인·4인 동반 예약 고객을 위한 할인과 단독 조 편성 혜택도 마련했다. 3인 예약 시 팀당 3만5000원, 4인 예약 시 팀당 6만5000원의 할인 혜택이 제공되는 것으로 안내됐다. 소규모 동호회나 친구 모임이 자가용 대신 기차 여행을 선택하도록 유도하는 장치다.
스포츠 관광은 대회 관람에서 생활체육 참여로 확대
스포츠 관광은 지금까지 대형 경기 관람이나 국제대회, 프로 스포츠 응원 여행 중심으로 다뤄지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직접 참여하는 생활체육형 여행도 커지고 있다. 마라톤, 트레일러닝, 자전거, 걷기 여행, 골프, 파크골프처럼 여행자가 현장에서 운동을 하는 방식이다.
파크골프 스포츠 열차는 이 흐름과 맞닿아 있다. 관람형 스포츠 여행이 “경기를 보러 가는 여행”이라면, 파크골프 열차는 “운동하러 가는 여행”이다. 중장년층에게는 건강 관리와 친목 활동, 여행이 한 번에 결합된다. 지자체에는 체육 인프라를 관광상품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특히 파크골프는 고령층만의 스포츠로 보기 어렵다. 장비와 규칙이 비교적 단순하고, 걷기와 라운딩이 결합돼 있어 초보자도 진입하기 쉽다. 가족 단위나 부부, 친구 모임, 시니어 동호회가 함께 즐기기 좋다. 이 때문에 철도관광과 결합하면 반복 구매 가능성이 있는 여행상품으로 발전할 수 있다.
정기상품 확대 가능성도 주목
코레일관광개발은 이번 상품 운영 결과와 고객 의견을 바탕으로 정기 여행상품 확대를 검토할 계획이다. 첫 상품은 청양과 부여를 중심으로 구성됐지만, 전국 곳곳에 파크골프장이 늘고 있는 만큼 향후 다른 지역으로 확장할 여지도 있다.
정기상품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우선 라운딩 품질이 안정적이어야 한다. 파크골프장은 날씨와 잔디 상태, 예약 운영, 현장 혼잡도에 따라 만족도가 달라진다. 둘째, 이동 동선이 단순해야 한다. 기차역에서 파크골프장까지의 전용버스 이동 시간이 길어지면 상품 경쟁력이 떨어진다. 셋째, 지역 관광과 식사가 충분히 매력적이어야 한다. 파크골프만으로 끝나는 상품보다 지역의 맛과 볼거리가 함께 있을 때 여행 만족도가 높아진다.
이번 청양·부여 코스는 이런 조건을 비교적 분명하게 반영했다. 왕진나루와 백마강이라는 수변 파크골프장, 칠갑타워와 국립부여박물관이라는 지역 명소, 구기자 떡갈비와 연잎밥 정식 같은 로컬 미식이 함께 들어갔다. 당일과 1박 2일을 나눠 선택지를 만든 것도 동호회 수요를 반영한 구성이다.
이우현 코레일관광개발 대표이사 직무대행은 “파크골프 열차는 철도와 생활체육, 지역관광을 연계한 체류형 여행상품”이라며, 지역과 상생할 수 있는 스포츠 관광 콘텐츠를 지속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파크골프 스포츠 열차는 철도관광의 범위를 넓히는 상품이다. 기차를 타고 이동해 지역에서 운동하고, 밥을 먹고, 관광지를 보고 돌아오는 흐름은 중장년층 생활체육 여행의 실제 수요와 잘 맞는다. 파크골프가 생활체육을 넘어 지역 관광의 새로운 소재가 될 수 있을지, 이번 청양·부여 상품의 운영 결과가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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