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통합, ‘아시아나 카드’도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이 마지막 단계로 들어가면서 항공시장 주변의 제휴 생태계도 정리되고 있다. 가장 큰 관심사였던 마일리지 문제는 일정한 유예기간과 전환 기준을 두는 방식으로 해법을 찾아가는 모양새지만, 카드업계에서는 이미 아시아나 마일리지 카드라는 상품군이 조용히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대한항공 아시아나 통합으로 아시아나 마일리지 카드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변화를 상징한 이미지
여행레저신문은 대한항공·아시아나 통합 과정에서 아시아나 마일리지 카드라는 고적립 여행카드 상품군이 조용히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이 마지막 단계로 들어가면서 항공시장 주변의 제휴 생태계도 정리되고 있다. 가장 큰 관심사였던 마일리지 문제는 일정한 유예기간과 전환 기준을 두는 방식으로 해법을 찾아가는 모양새다. 기존 아시아나 마일리지를 당장 없애는 것이 아니라 일정 기간 사용할 수 있게 하고, 통합 이후 새로 적립되는 마일리지는 대한항공 스카이패스 체계로 모으는 방향이다.

소비자 논란의 중심이 마일리지였다면, 카드업계에서 먼저 현실이 된 변화는 따로 있다. 아시아나 마일리지 제휴카드라는 상품군의 퇴장이다. 주요 카드사들은 아시아나 마일리지 제휴카드의 신규 발급을 중단했고, 교체·갱신 발급도 제한하는 방향으로 정리했다. 기존 고객은 유효기간 내 사용과 분실·훼손 재발급 정도만 가능한 구조다. 카드시장에서는 이미 아시아나 카드의 새 판매가 사실상 끝난 셈이다.

이 문제는 단순히 카드 한 장이 단종됐다는 수준이 아니다. 아시아나 카드는 항공 마일리지 카드 시장에서 대한항공 카드와 다른 선택지를 만들어온 상품군이었다. 해외여행객, 장거리 보너스 항공권을 노리는 소비자, 일상 소비를 항공 마일리지로 바꾸려는 고객에게 아시아나 카드는 분명한 목적이 있는 카드였다. 소비자는 대한항공 스카이패스와 아시아나클럽을 비교해 자신에게 유리한 항공사, 노선, 적립률, 사용처를 골랐다. 그 선택지 하나가 사라지고 있다.

마일리지 논란 뒤에서 먼저 정리된 카드시장

대한항공·아시아나 통합 과정에서 가장 크게 주목받은 쟁점은 마일리지였다. 아시아나 마일리지가 어떤 비율로 전환되는지, 기존 고객이 불이익을 받는지, 보너스 항공권을 언제까지 사용할 수 있는지가 소비자의 관심사였다. 그러나 카드사 입장에서 더 직접적인 문제는 따로 있었다. 아시아나 마일리지라는 별도 적립 체계가 사라지는 방향으로 가면서, 이를 기반으로 만든 카드 상품을 더 이상 새로 팔기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항공 마일리지 카드는 일반 포인트 카드와 다르다. 오늘 할인받기 위해 쓰는 카드가 아니라, 몇 년 동안 소비를 모아 장거리 보너스 항공권이나 좌석 승급을 노리는 장기 상품이다. 소비자는 마일리지를 목표로 생활비, 해외 결제, 병원, 교육, 쇼핑, 면세점 이용을 한 카드에 몰아준다. 카드사에게도 이런 고객은 충성도가 높은 우량 고객이다. 아시아나 카드가 사라진다는 것은 카드사 입장에서 이런 고객을 붙잡아온 상품 한 축을 잃는다는 뜻이다.

아시아나 카드가 강했던 이유는 적립률이었다

아시아나 카드가 소비자에게 매력적이었던 가장 큰 이유는 적립률이었다. 일반적인 아시아나 마일리지 카드는 1000원당 1마일 적립 구조가 많았고, 일부 상품은 1000원당 1.5마일을 제공했다. 해외 결제나 특정 업종에서는 1000원당 2마일 또는 3마일까지 올라가는 상품도 있었다. 항공 마일리지 적립을 중심으로 소비를 설계하는 사람에게는 단순한 부가 혜택이 아니라 카드 선택의 핵심 기준이었다.

예를 들어 일부 아시아나 제휴카드는 국내 기본 사용액에 대해 1000원당 1마일을 제공하고, 해외 가맹점이나 면세점, 커피, 영화, 게임 등 특정 업종에서 더 높은 적립률을 제공했다. 또 일부 상품은 기본 1000원당 1.5마일 적립을 내세우며 고적립 마일리지 카드 시장에서 존재감을 가졌다. 이런 상품들은 단순 할인카드와 성격이 달랐다. 소비자는 한 번의 할인보다 장거리 여행의 목표를 보고 카드를 사용했다.

이 때문에 아시아나 카드의 퇴장은 소비자에게도 가볍지 않다. 기존 카드를 유효기간까지 쓸 수 있다 해도 신규 발급과 갱신이 막히면 장기 적립 전략은 끝난다. 앞으로 같은 방식으로 아시아나 마일리지를 쌓아 보너스 항공권을 노리는 소비 계획은 이어가기 어렵다. 소비자는 스카이패스 카드, 호텔 포인트, 여행 캐시백 카드, OTA 할인 카드 가운데 새 기준을 찾아야 한다.

가장 유리한 쪽은 대한항공이다

가장 유리한 쪽은 대한항공이다. 통합 이후 국내 항공 마일리지 시장은 스카이패스 중심으로 재편된다. 카드사들이 항공 마일리지 카드를 유지하려면 대한항공 제휴의 비중은 더 커진다. 과거에는 카드사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를 나눠 상품을 설계하고, 소비자도 두 마일리지 체계를 비교할 수 있었다. 앞으로 국내 대형 항공 마일리지 파트너는 대한항공 중심으로 좁아진다.

이는 대한항공의 제휴 협상력을 키우는 요인이다. 항공권 판매뿐 아니라 카드사 제휴, 프리미엄 고객 데이터, 기업 출장 수요, 고소득 여행 소비자층까지 스카이패스 체계 안으로 더 모일 가능성이 크다. 항공사 통합은 노선과 운임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마일리지 생태계의 중심을 바꾸는 일이다.

스카이패스 제휴 상품을 이미 갖춘 카드사도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아시아나 카드 고객 가운데 상당수는 항공 마일리지 적립 습관을 버리기보다 새 대체 상품을 찾을 가능성이 크다. 이때 스카이패스 적립 카드, 공항 라운지, 해외 결제 혜택, 호텔·OTA 할인, 여행자보험을 묶은 프리미엄 여행카드가 대안으로 올라올 수 있다. 아시아나 카드의 빈자리를 누가 흡수하느냐가 카드사의 새 경쟁 포인트가 된다.

항공 마일리지 카드 시장이 스카이패스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을 보여주는 이미지
아시아나 카드의 퇴장이 단순한 카드 단종이 아니라 항공 마일리지 소비 구조와 여행카드 시장의 변화를 보여주는 장면이다.

카드사는 좋은 상품 하나를 잃었다

반대로 아시아나 카드에 강했던 카드사는 좋은 상품 하나를 잃었다. 신규 발급이 막히고 갱신까지 제한되면 새 고객을 받을 수 없다. 기존 고객도 유효기간이 끝나면 다른 카드로 이동해야 한다. 카드사가 대체 상품을 내놓을 수는 있지만, 아시아나 카드와 같은 상품을 다시 만들 수는 없다.

이유는 분명하다. 항공 마일리지 카드는 카드사가 마음대로 포인트를 찍어내는 상품이 아니다. 항공사와의 제휴 조건, 마일리지 구매 단가, 적립 한도, 연회비, 전월 실적, 제휴 수수료가 모두 맞아야 가능한 상품이다. 아시아나라는 별도 항공 마일리지 체계가 있었기 때문에 카드사는 대한항공과 다른 조건의 상품을 만들 수 있었다. 그 한 축이 사라지면 카드사는 스카이패스, 호텔 포인트, 캐시백, OTA 할인, 공항 라운지 혜택을 조합해야 한다. 그러나 그것은 아시아나 카드의 대체품이지 같은 상품은 아니다.

소비자에게 남는 선택지도 줄어든다. 과거에는 대한항공 카드와 아시아나 카드를 놓고 적립률, 노선 선호도, 마일리지 사용처, 가족 합산, 보너스 좌석 가능성을 비교했다. 이제 아시아나 카드라는 선택지는 장기적으로 사라진다. 소비자는 스카이패스에 집중할지, 호텔 포인트로 갈지, 여행 캐시백 카드로 갈지, OTA 할인 카드로 옮길지 다시 판단해야 한다. 아시아나 카드의 퇴장은 여행 소비 전략 하나가 사라지는 일이다.

여행 소비도 달라질 수 있다

카드사들의 대체 전략은 세 갈래로 나뉠 수 있다. 첫째는 스카이패스 제휴 강화다. 가장 직접적이지만 대한항공 중심의 제휴 조건을 받아들여야 한다. 둘째는 항공 마일리지 대신 여행 할인형 카드로 옮겨가는 방식이다. OTA 청구할인, 호텔 예약 할인, 해외 결제 캐시백, 공항 라운지, 여행자보험을 묶는 구조다. 셋째는 프리미엄 고객을 겨냥해 호텔·공항·라이프스타일 혜택을 강화하는 길이다. 어느 쪽이든 아시아나 카드가 주던 단순하고 강한 적립 매력을 그대로 되살리기는 어렵다.

여행업계에도 영향이 있다. 항공 마일리지 카드는 소비자를 항공사 중심의 소비 구조로 묶어두는 장치였다. 아시아나 카드가 사라지면 일부 소비자는 항공사 마일리지 적립보다 즉시 할인과 현금성 혜택을 더 중시할 수 있다. 이 경우 OTA, 호텔 예약 플랫폼, 프리미엄 여행카드, 해외 결제 캐시백 상품이 상대적으로 강해질 수 있다. 항공사 통합은 카드 결제 시장과 여행 소비 방식까지 바꾼다.

아시아나 카드의 퇴장은 대한항공·아시아나 통합의 작은 부수 효과가 아니다. 항공사 통합이 소비자의 지갑, 카드사의 상품 전략, 여행 소비의 흐름까지 바꾼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다. 카드사는 고객을 붙잡던 좋은 상품 하나를 잃었고, 소비자는 높은 적립률을 가진 선택지 하나를 잃었다. 대한항공은 스카이패스 중심의 제휴 생태계를 더 강하게 가져갈 수 있게 됐다.

결론은 명확하다. 아시아나 카드는 단순히 발급이 중단된 카드가 아니다. 대한항공·아시아나 통합 과정에서 사라지는 여행 금융 상품군이다. 아시아나항공이라는 이름이 항공시장 안에서 사라지는 것처럼, 아시아나 마일리지 카드도 카드시장 안에서 역사 속으로 조용히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한때 여행객의 지갑 속에서 장거리 여행의 꿈을 쌓아주던 카드가 이제 조용히 퇴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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