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레저신문 ㅣ 김정호기자
완도 청해포구촬영장은 단순한 드라마 세트장이 아니다. 바다를 향해 열린 완도 해안에 전통가옥과 포구, 진지, 선박 건조장 세트가 길게 펼쳐지고, 그 사이로 청해진의 역사와 영상 콘텐츠의 기억이 함께 흐른다. 누적 방문객 1000만 명을 넘어선 이곳은 완도 여행에서 장보고의 해상 역사와 남도 바다 풍경, 시대극 촬영지를 한 번에 만나는 대표 명소로 자리 잡았다.
청해포구촬영장은 전라남도 완도군 완도읍 청해진서로 1161-8 일대에 있다. 완도읍 대신리 해안가 약 6만6000㎡ 규모 부지에 조성됐으며, 42동의 전통 세트 건물이 바다와 능선을 따라 배치돼 있다. 애초 역사 드라마 ‘해신’ 촬영을 위해 조성됐지만, 이후 여러 드라마와 영화가 이곳을 무대로 삼으면서 촬영지 관광지로 발전했다.
이곳의 가장 큰 힘은 입지다. 완도는 장보고 대사의 청해진 역사와 떼어놓을 수 없는 지역이다. 통일신라시대 청해진은 중국과 일본을 잇는 해상 교통과 무역의 거점이었다. 청해포구촬영장은 그 역사적 이미지를 바탕으로 포구와 선박, 진지, 마을 공간을 재현했다. 그래서 세트장을 걷는 일은 단순히 드라마 배경을 보는 데 그치지 않는다. 완도가 왜 오랫동안 해양사의 중요한 이름으로 남았는지, 바다와 포구가 이 지역의 정체성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한다.

해신에서 시작해 명량·해적까지 이어진 촬영 명소
청해포구촬영장이 널리 알려진 출발점은 드라마 ‘해신’이다. 장보고의 해상 활동을 다룬 작품의 주요 촬영지로 사용되면서 완도는 역사 드라마 속 공간으로 전국에 각인됐다. 이후 ‘추노’, ‘명량’, ‘해적’ 등 시대극과 해양 서사를 담은 작품들이 이곳을 배경으로 삼았다. 드라마와 영화를 합쳐 50여 편 이상의 작품이 이곳을 거쳐 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촬영장이 사랑받은 이유는 분명하다. 바다를 바로 곁에 둔 포구형 세트장은 시대극에서 쉽게 대체하기 어렵다. 전통 건물만 세워 놓은 공간이라면 다른 세트장과 큰 차이가 없지만, 청해포구촬영장은 해안선, 언덕, 나무 건축물, 포구 구조가 함께 어우러진다. 화면 안에서는 옛 항구의 분위기를 만들고, 실제 방문객에게는 바다를 배경으로 걷는 야외 관광지의 매력을 준다.
특히 사진 여행객에게 이곳은 장면이 많은 공간이다. 포구를 내려다보는 원경, 나무 기둥과 처마가 이어지는 골목, 바다 쪽으로 열린 전망, 세트 건물 사이를 걷는 길이 모두 포토존이 된다. 한복이나 시대극 의상을 떠올리게 하는 공간감도 강해 가족 여행객과 젊은 여행객 모두에게 촬영 명소로 어울린다.
42동 전통 세트, 포구와 진지·선박 건조장까지
청해포구촬영장의 세트는 여러 구역으로 나뉜다. 청해포구와 양주포구, 이도형 진지, 선박 건조장 등이 조성돼 있어 옛 항구 마을과 군사 공간, 해상 활동의 분위기를 함께 느낄 수 있다. 단순히 건물 몇 채를 둘러보는 구조가 아니라, 바다와 마을, 방어시설, 선박 제작 공간을 이어 걷는 동선이다.

42동의 전통 세트 건물은 목조 건축의 질감과 포구의 생활감을 보여준다. 건물 사이를 지나면 드라마 속 장면이 떠오르고,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면 바다를 배경으로 마을이 하나의 세트처럼 펼쳐진다. 촬영장은 실제 생활 공간은 아니지만, 역사적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데는 충분하다.
아이들과 함께 찾는다면 역사 이야기를 곁들이기 좋다. 장보고와 청해진, 해상 무역, 완도의 바다, 옛 포구의 기능을 설명하면서 걸으면 세트장은 단순한 사진 배경이 아니라 현장형 역사 학습 공간이 된다. 완도 여행을 바다 관광으로만 생각했던 방문객에게는 지역의 역사적 깊이를 더해주는 코스다.
바다를 따라 걷는 촬영장, 완도 여행 동선과도 잘 맞는다
청해포구촬영장의 장점은 규모와 접근성의 균형이다. 너무 넓어 지치기보다, 천천히 걸으며 사진을 남기고 바다를 바라보기에 적당하다. 포구 세트와 전통 건물을 둘러본 뒤 바닷바람을 맞으며 산책하면 남도 해안 여행의 느낌이 살아난다.
완도 여행 동선에 넣기도 좋다. 완도타워, 장보고기념관, 장도 청해진 유적, 신지명사십리해수욕장, 완도수목원 등과 함께 묶으면 하루 또는 1박 2일 코스가 된다. 역사에 관심이 있다면 장보고기념관과 청해진 유적을 함께 보고, 가족 여행이라면 촬영장과 해변, 해양치유센터, 완도타워를 엮을 수 있다.
완도는 섬이지만 육지와 연결돼 있어 자동차 여행으로 접근하기 쉽다. 해남을 지나 완도대교를 건너 들어오면 섬 여행의 기분은 살리면서도 배편 부담은 줄일 수 있다. 청해포구촬영장은 이런 완도 여행의 장점을 잘 보여주는 지점이다. 바다를 보지만 배를 타지 않아도 되고, 역사 유적의 분위기를 느끼지만 어렵게 공부하지 않아도 된다.
체험 콘텐츠와 운영 정보도 확인해야
청해포구촬영장에서는 단순 관람 외에도 시대극 의상 체험, 전통 놀이, 농경 생태 체험 등 현장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체험 운영 여부는 계절과 현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방문 전 확인이 필요하다.
운영시간은 하절기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까지, 동절기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로 안내돼 있으며, 입장은 폐장 30분 전까지 가능하다. 입장료는 개인 기준 성인 5000원, 청소년·군인 3000원, 어린이 2000원이다. 30명 이상 단체는 성인 4000원, 청소년·군인 2000원, 어린이 1000원이며, 완도군민은 무료입장 대상이다. 주차장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다만 해안가 야외 관광지인 만큼 날씨 영향을 받는다. 강풍, 폭우, 시설 점검, 촬영 또는 행사 일정에 따라 일부 동선이나 체험이 달라질 수 있다. 방문 전 청해포구촬영장이나 완도군 관광 안내를 통해 운영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완도 청해포구촬영장이 오래 가는 이유
청해포구촬영장이 1000만 명 넘는 방문객을 불러들인 이유는 단순히 유명 작품의 촬영지였기 때문만은 아니다. 이곳에는 여행자가 좋아하는 세 가지 요소가 함께 있다. 첫째, 바다를 배경으로 한 야외 세트장의 시각적 매력이다. 둘째, 장보고와 청해진으로 이어지는 완도의 역사성이다. 셋째, 가족·연인·사진 여행객이 모두 즐길 수 있는 쉬운 동선이다.
영상 촬영지는 시간이 지나면 잊히기 쉽다. 작품의 인기가 사라지면 세트장의 의미도 함께 약해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청해포구촬영장은 작품의 기억을 넘어 완도라는 지역의 해양 역사와 연결돼 있다. 그래서 특정 드라마를 보지 않은 방문객도 이곳을 흥미롭게 걸을 수 있다.
완도 여행에서 청해포구촬영장은 바다를 배경으로 ‘옛 시간’을 걷는 장소다. 실제 유적은 아니지만, 역사적 상상력을 품은 관광 공간이고, 촬영 세트장이지만 바다와 지역 이야기가 살아 있어 가볍지 않다. 남도 여행에서 사진이 잘 나오는 곳, 아이들과 걸을 수 있는 곳, 완도의 역사적 이미지를 쉽게 만나는 곳을 찾는다면 청해포구촬영장은 충분히 들러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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