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송암사, 스님이 40여 년 쌓아 올린 500기 돌탑 산사

세종 송암사는 연서면 수다산 자락에 자리한 이색 사찰이다. 숭의 스님이 40년 넘게 쌓아 올린 500여 기 돌탑과 돌로 지은 법당, 만불전, 바위굴 약수가 어우러져 세종 도심 이미지와 전혀 다른 조용한 산사 여행을 보여준다.

세종 송암사 500기 돌탑과 수다산 산사 풍경
세종 송암사는 수다산 자락에 500여 기 돌탑과 돌로 지은 법당이 어우러진 이색 산사다.

여행레저신문 ㅣ 김미래기자

세종 송암사는 첫인상부터 일반적인 사찰과 다르다. 화려한 단청과 반듯한 전각보다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경내 곳곳을 채운 돌탑이다. 크고 작은 돌을 맞물려 세운 탑들이 산자락을 따라 이어지고, 둥근 형태의 만불전과 돌로 쌓은 법당들이 그 사이에 자리한다. 처음 찾는 여행자가 세종에 이런 절이 있었느냐고 묻게 되는 이유도 이 풍경 때문이다.

송암사는 세종특별자치시 연서면 쌍류송암길 215, 수다산 자락에 자리한다. 세종시 공식 채널은 이곳을 연서면 깊은 산속에 500개가 넘는 돌탑이 쌓인 사찰로 소개한다. 관광 정보 자료도 송암사를 수다산 기슭을 따라 500여 개의 돌탑이 줄지어 서 있는 이색 사찰로 설명한다. 지금의 송암사를 만든 중심에는 숭의 스님 한 사람의 오랜 시간이 놓여 있다.

40년 넘게 이어진 돌탑 불사

이 사찰의 이야기는 숫자로만 보아도 강하다. 자료에 따르면 숭의 스님은 32세에 출가한 뒤 4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돌을 모으고 쌓아 송암사를 일궈왔다. 경내에는 법당 8채와 500여 기의 돌탑이 자리하고, 높이 9m에 이르는 원형 석탑도 있다. 현재도 천탑을 목표로 돌탑 조성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송암사는 완성된 유적이라기보다 계속 만들어지는 수행 공간에 가깝다.

세종 송암사 만불전과 돌로 지은 법당
송암사의 만불전과 법당들은 돌과 벽돌이 어우러져 일반 사찰과 다른 분위기를 만든다.

송암사의 가장 큰 볼거리는 돌탑이다. 이 돌탑들은 일정한 도면에 따라 규격화된 조형물이 아니다. 돌의 크기와 모양을 살려 맞물리고, 쌓고, 세운 흔적이 남아 있다. 그래서 각 탑의 모양이 조금씩 다르다. 어떤 탑은 둥글고, 어떤 탑은 뾰족하며, 어떤 탑은 작은 성벽처럼 보인다.

만불전과 돌로 지은 법당이 만든 낯선 풍경

만불전도 송암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공간이다. 관광 정보 자료는 만불전 내부에 1만여 기의 소형 불상이 벽면을 채우고 있다고 소개한다. 돔 형태의 지붕과 붉은 벽돌, 돌기둥이 어우러진 내부는 전통 사찰 법당과는 다른 질감을 보여준다. 화려함보다 묵직함이 먼저 느껴지고, 정교한 장식보다 쌓아 올린 시간의 두께가 공간을 채운다.

경내에는 지장전, 관욕전, 산신각 등 여러 법당과 바위굴 약수도 있다. 돌탑 사이를 걸어 올라가다 보면 사찰 전체가 하나의 산책길처럼 느껴진다. 빠르게 둘러보고 사진만 찍고 나가기보다, 돌탑 하나하나의 결을 보며 천천히 걷는 편이 이곳의 성격에 맞다.

고복저수지와 함께 묶기 좋은 세종 반나절 코스

여행 동선으로는 고복저수지, 비암사와 함께 묶기 좋다. 송암사만 단독으로 찾으면 체류 시간이 길지 않을 수 있지만, 고복저수지 산책이나 세종 북부권 드라이브와 연결하면 반나절 코스가 된다. 세종 도심의 행정도시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얼굴을 보여주는 곳이라는 점도 흥미롭다.

세종 송암사 돌탑 산책로와 산사 길
송암사 경내의 돌탑 길은 조용히 걸으며 한 사람의 수행 흔적을 마주하는 산책로다.

방문할 때는 길과 주차를 미리 생각해야 한다. 송암사는 산자락 안쪽에 있어 진입로가 넓은 편은 아니다. 방문 후기와 관광 안내 모두 주차 공간이 넉넉하지 않다는 점을 언급한다. 주말 오후보다 평일 오전이나 이른 시간대가 한결 여유롭다. 사찰은 상시 개방, 연중무휴로 안내되지만, 사찰 예절을 지키며 조용히 둘러보는 것이 좋다.

사진보다 오래 남는 한 사람의 시간

송암사는 인생샷 명소라는 말만으로는 부족한 장소다. 분명 사진이 잘 나오는 공간이지만, 이곳의 핵심은 화려한 사진보다 돌 하나를 반복해서 올린 시간에 있다. 한 사람이 40년 넘게 같은 일을 계속했다는 사실은 공간의 분위기를 바꾼다. 그래서 송암사의 돌탑은 단순한 장식물이 아니라 기도와 노동, 수행이 겹쳐진 기록처럼 보인다.

세종 여행에서 조용한 반전을 찾는다면 송암사는 충분히 들러볼 만하다. 다만 관광지 소비 방식으로만 접근하면 이곳의 깊이를 놓치기 쉽다. 천천히 걷고, 돌탑 앞에서 잠시 멈추고, 만불전 안의 공기를 느끼는 시간이 필요하다. 세종 송암사는 규모로 압도하기보다 한 사람의 집념이 만든 풍경으로 오래 남는 산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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