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레저신문 ㅣ 박예슬기자
경남 고성군 동해면 깊숙한 구절산 자락에 들어서면 산사의 고요함과 거친 협곡의 풍경이 한 화면에 겹쳐진다. 깎아지른 암벽 아래 폭포암이 기댄 듯 자리하고, 산 위에서 내려온 물줄기는 법당 옆을 지나 협곡 아래로 떨어진다. 그 위를 붉은 출렁다리가 가로지르며 이곳만의 독특한 풍경을 완성한다.
구절산 폭포암은 화려하게 꾸민 대형 사찰보다 자연 지형과의 결합이 먼저 눈에 들어오는 곳이다. 폭포암과 구절폭포, 약사여래마애불과 흔들바위를 함께 둘러볼 수 있으며 입장료도 없다.
절벽과 폭포 사이에 들어선 산사
폭포암은 구절산의 거대한 암벽과 계곡 사이에 자리한다. 건물을 둘러싼 바위 벽이 병풍처럼 솟아 있어 멀리서 바라보면 산사가 절벽의 일부처럼 보인다. 폭포와 법당 사이의 거리가 가까워 수량이 많은 날에는 물소리가 경내 전체를 채운다.

폭포암은 의령 일붕사를 창건한 일붕 선사의 가르침을 받은 현각 스님이 구절폭포 옆에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대웅전 주변 암벽에는 약사여래마애불이 있어 자연경관과 불교 신앙 공간이 한데 이어진다.
비 온 뒤 아홉 굽이 물길이 살아난다
구절폭포는 강우량에 따라 풍경이 크게 달라진다. 비가 오지 않은 시기에는 바위 표면을 따라 가느다란 물줄기가 흐르지만 장마철이나 많은 비가 내린 뒤에는 여러 단의 암반을 타고 떨어지는 폭포의 윤곽이 뚜렷해진다.
구절폭포라는 이름처럼 물줄기는 계단식 암벽을 여러 차례 꺾어 내려온다. 젖은 암벽의 짙은 색과 흰 포말, 주변 숲의 녹음이 강하게 대비되면서 폭포암의 풍경도 한층 선명해진다.

협곡 50m 위를 가로지르는 35m 출렁다리
폭포암을 찾는 여행객이 반드시 거치는 곳은 구절폭포 출렁다리다. 2020년 개통한 다리는 길이 35m, 폭 1.5m로 협곡 사이를 연결한다. 구절폭포를 이루는 여러 물줄기 가운데 제3폭포 위쪽, 지상 약 50m 높이에 설치됐다.
다리 위에서는 발아래로 떨어지는 폭포와 거친 암반, 절벽 아래 폭포암을 내려다볼 수 있다. 반대편으로 시선을 돌리면 구절산의 능선과 고성 앞바다 방향의 풍경이 열린다. 다리가 길지는 않지만 협곡의 높이가 커 고도감은 상당하다.
비가 온 직후에는 폭포 풍경이 좋아지는 대신 계단과 바위, 탐방로가 미끄러워질 수 있다. 미끄럼 방지 기능이 있는 신발을 신고 난간 밖으로 몸을 내밀거나 혼잡한 다리 위에서 오래 머무는 행동은 피해야 한다.

용의 전설이 남은 흔들바위
폭포암에는 손으로 밀면 움직이는 흔들바위도 있다. 한 사람이 밀 때나 여러 사람이 함께 밀 때나 비슷하게 흔들린다고 알려져 소원을 이루어주는 바위라는 이야기도 따라붙었다.
지역에는 구절폭포에 살던 용이 승천을 앞두고 잘못을 저질러 벼락을 맞았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부서진 용의 몸통은 폭포 주변 암반이 되고 잘려 나간 꼬리는 흔들바위로 변했다는 내용이다. 실제 지형과 전설이 맞물리면서 폭포암 여행에 또 하나의 이야기를 보탠다.
산 전체를 걷지 않아도 만나는 구절산 비경
구절산은 정상까지 오르는 산행지로도 알려져 있지만 폭포암과 출렁다리만을 목적지로 삼아 짧게 둘러볼 수도 있다. 다만 산사 주변까지 오르막과 계단이 이어지고, 비가 내린 뒤에는 탐방로가 젖을 수 있어 일반 관광지보다 이동에 주의해야 한다.

구절산 정상으로 산행을 이어가면 산과 바다, 고성 일대의 들녘을 함께 조망할 수 있다. 체력과 귀가 시간을 고려해 폭포암 중심의 짧은 일정과 정상 산행을 구분해 계획하는 것이 좋다.
주차와 진입 여건은 방문 전에 확인해야
폭포암 주소는 경남 고성군 동해면 외곡1길 535다. 입장료는 무료이며 문의 전화는 055-672-1097이다.
방문객이 늘면서 폭포암 일원의 주차장과 진입 여건이 정비되고 있다. 공사와 도로 상황에 따라 주차 위치나 차량 이동 동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방문 전 현지 안내를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폭포암은 폭포 수량이 여행의 인상을 좌우하는 곳이다. 맑은 날에는 암벽과 산사의 구조가 또렷하게 보이고, 비가 그친 뒤에는 구절폭포의 힘찬 물줄기가 풍경의 중심이 된다. 다만 호우 직후나 강풍이 부는 날에는 폭포와 출렁다리보다 안전을 우선해야 한다.
구절산 폭포암은 하나의 볼거리만 보고 돌아서는 여행지가 아니다. 절벽에 기댄 산사에서 시작해 폭포와 출렁다리, 마애불과 흔들바위로 이어지는 동선 안에 자연과 전설, 신앙이 함께 담겨 있다. 통영이나 거제에 집중됐던 남해안 여행에서 조금 비켜나 경남 고성의 새로운 풍경을 찾는다면 기억해 둘 만한 곳이다.
폭포암 여행정보
주소 경상남도 고성군 동해면 외곡1길 535
주요 볼거리 폭포암, 구절폭포, 출렁다리, 약사여래마애불, 흔들바위
출렁다리 길이 35m, 폭 1.5m
입장료 무료
문의 055-672-1097
추천 시기 비가 그친 뒤 폭포 수량과 탐방로 상태가 안정된 날
준비물 미끄럼 방지 신발, 물, 여름철 모기 기피제
주의사항 호우·강풍 시 방문 자제, 젖은 계단과 암반 주의, 사찰 내 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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