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레저신문 ㅣ 김정호기자
호텔 유통 경쟁의 무게중심이 객실을 얼마나 많은 채널에 노출하느냐에서, 그 채널들을 얼마나 정교하게 연결하고 자동화하느냐로 이동하고 있다. 온라인 여행사, 호텔 홈페이지, 메타서치, 기업 예약, 도매 채널이 동시에 움직이는 환경에서는 요금과 재고, 예약 정보가 늦게 반영되는 순간 수익 기회를 놓치거나 초과예약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 익스피디아그룹이 새 글로벌 연구를 통해 ‘완전한 커넥션’을 호텔 성과의 핵심 변수로 제시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익스피디아그룹은 6개 시장의 호텔 의사결정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기본적인 커넥션에 머무는 호텔보다 완전한 커넥션을 갖춘 호텔이 더 높은 수익 성과와 더 적은 수작업, 낮은 운영 리스크를 경험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은 독립 호텔, 프랜차이즈 숙박시설, 중대형 체인까지 포함됐으며, 연구는 커넥션 소프트웨어 도입 수준이 업무량과 채널 성과, 운영 자신감에 어떤 차이를 만드는지를 분석했다.
여기서 말하는 커넥션은 호텔의 객실 재고와 요금, 예약 정보를 온라인 여행사와 채널 매니저, PMS, 프런트 오피스 시스템 등 여러 운영 시스템 사이에서 연결하는 기술을 뜻한다. 기본 커넥션이 일부 정보 동기화에 그친다면, 완전한 커넥션은 더 넓은 범위의 데이터와 업무 흐름을 자동화해 호텔이 여러 판매 채널을 더 안정적으로 운영하도록 돕는다. 이제 커넥션은 단순한 기술 옵션이 아니라 호텔 유통 경쟁력의 기반이 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결과는 수익 성과다. 익스피디아그룹 연구에 따르면 완전한 커넥션을 갖춘 숙박시설의 81%는 커넥션 덕분에 점유율, 일일 평균 요금, RevPAR 가운데 하나 이상이 개선됐다고 답했다. 반면 기본 커넥션을 사용하는 숙박시설에서 같은 응답을 한 비율은 52%였다. 완전한 커넥션 호텔이 핵심 수익 지표 개선을 보고한 비율이 훨씬 높았다는 뜻이다.
호텔 수익관리에서 이 차이는 작지 않다. 점유율은 객실 판매량을, ADR은 객실 단가를, RevPAR은 객실당 수익성을 보여준다. 세 지표는 호텔 경영에서 가장 기본적인 성과 지표로 꼽힌다. 커넥션 수준이 높을수록 요금 조정과 재고 반영, 예약 채널 관리가 더 빠르고 정확하게 이뤄지고, 이는 수요 변화에 맞춰 객실을 더 효율적으로 판매하는 데 영향을 줄 수 있다.
호텔 의사결정권자의 인식에서도 격차가 드러났다. 완전한 커넥션을 갖춘 숙박시설의 83%는 커넥션이 향상되면 수익성이 개선된다고 답했다. 기본 커넥션 호텔은 55%, 커넥션을 사용하지 않는 호텔은 26%에 그쳤다. 이는 커넥션을 적극 활용하는 호텔일수록 기술을 단순 운영 도구가 아니라 성장 전략의 일부로 보고 있음을 보여준다.
운영 효율 측면에서도 차이가 크다. 완전한 커넥션을 갖춘 숙박시설 의사결정권자의 81%는 채널 매니저와 협력해 마찰과 수작업을 모두 줄였다고 답했다. 기본 커넥션을 사용하는 호텔에서는 이 비율이 49%였다. 예약 채널이 늘어날수록 호텔 직원이 직접 가격을 입력하고 재고를 수정하며 예약 정보를 확인하는 작업은 부담이 된다. 자동화 수준이 낮으면 업무량이 늘고, 오류 가능성도 높아진다.
커넥션을 사용하지 않는 호텔의 약 74%는 온라인 여행사 관련 작업을 부분적 또는 전체적으로 수동 처리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반면 완전한 커넥션 호텔의 약 절반은 온라인 여행사 관련 작업이 완전히 또는 대부분 자동화돼 있다고 답했다. 호텔 운영 현장에서 이 차이는 인력 배치와 업무 피로도, 프런트 오피스 대응 속도, 예약 관리 정확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커넥션의 가치는 단순한 시간 절약에 그치지 않는다. 호텔은 여러 채널에서 객실을 동시에 판매하기 때문에 재고와 요금 정보가 정확히 동기화되지 않으면 초과예약이나 가격 불일치가 발생할 수 있다. 익스피디아그룹 연구에 따르면 완전한 커넥션 호텔의 95%는 모든 채널에서 요금과 예약 가능 여부 변경이 15분 이내에 반영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기본 커넥션 호텔은 90%, 커넥션을 사용하지 않는 호텔은 80%였다.
운영 리스크 지표도 주목된다. 커넥션을 사용하지 않는 숙박시설은 온라인 여행사 관련 문제에서 예약 가능 여부 불일치로 초과예약이 발생할 가능성이 더 높았고, 예약 정보가 PMS나 프런트 오피스 시스템으로 전달되지 않거나 지연되는 경우도 더 많았다. 호텔 입장에서는 이런 문제 하나가 고객 불만, 보상 비용, 리뷰 악화, 직원 업무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럼에도 커넥션 도입을 망설이는 호텔은 여전히 적지 않다. 조사에서 호텔 의사결정권자의 32%는 가격이나 재고에 대한 통제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를 커넥션 소프트웨어를 도입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27%는 도입 계획은 있지만 아직 실행하지 않았다고 답했고, 25%는 내부 IT 리소스나 기술 전문성 부족을 주요 장애 요인으로 들었다. 또한 24%는 커넥션의 이점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다고 응답했다.
이 대목은 호텔 기술 도입의 현실을 보여준다. 많은 호텔은 자동화가 필요하다는 점은 알지만, 시스템을 도입하면 통제권을 잃거나 직원이 다루기 어렵지 않을까 걱정한다. 특히 독립 호텔이나 소규모 숙박시설은 전담 IT 인력이 부족해 커넥션 소프트웨어 도입을 부담스럽게 느낄 수 있다. 결국 기술 제공사는 단순히 기능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호텔이 스스로 운영할 수 있을 만큼 쉽게 설계된 도구와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
익스피디아그룹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율 배포를 중심으로 한 3단계 접근을 제시했다. 첫 단계는 자율 등록으로, 숙박시설이 몇 분 안에 등록을 마치고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자율 관리로, 소프트웨어를 통해 일상 운영을 간소화하는 단계다. 세 번째는 자율 최적화로, 홍보 수단과 배포 확대를 활용해 성과 개선을 돕는 단계다.
이 접근은 호텔 기술 시장의 방향과 맞닿아 있다. 과거 호텔 시스템은 도입 자체가 무겁고 복잡한 프로젝트로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사용자가 직접 설정하고 운영할 수 있는 셀프서비스형 기술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특히 호텔 인력난과 운영비 상승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반복 업무를 줄이고 수익 기회를 자동으로 포착하는 시스템의 중요성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익스피디아그룹 글로벌 커넥션 및 파트너 솔루션 담당 크리스 호지스 부사장은 예약 채널이 다양해지면서 여행 상품 판매가 더 복잡해지고 있으며, 호텔은 채널 매니저와 API 기능을 활용해 워크플로를 자동화하고 운영을 간소화하며 팀의 부담을 줄이고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호텔 파트너와 채널 매니저의 핵심 요구를 충족하는 API를 개발해 여행 상품 판매 과정의 마찰을 지속적으로 제거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한국 호텔업계에도 시사점이 크다. 국내 호텔 역시 OTA 의존도가 높고, 인바운드 회복과 개별자유여행 증가, 지역 숙박시설의 디지털 전환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많은 중소형 호텔과 지역 숙박업체는 여전히 여러 채널의 요금과 객실을 수동으로 관리하거나, 제한적인 커넥션에 의존하는 경우가 있다. 이 구조에서는 수요가 급변하는 성수기와 이벤트 기간에 수익 기회를 놓치기 쉽다.
호텔의 디지털 경쟁력은 이제 홈페이지를 만들거나 OTA에 객실을 올리는 수준을 넘어섰다. 실시간 재고 관리, 요금 동기화, 예약 정보 자동 전달, 프로모션 최적화, 리뷰와 고객 데이터 활용까지 연결돼야 한다. 완전한 커넥션은 이런 흐름의 출발점이다. 호텔이 객실을 더 많이 팔기 위해서는 먼저 판매 채널과 운영 시스템 사이의 마찰을 줄여야 한다.
익스피디아그룹의 연구 결과는 호텔 수익관리의 기본 질문을 다시 던진다. 객실을 어디에 팔 것인가보다 중요한 것은, 여러 채널에서 팔리는 객실을 얼마나 정확하고 빠르게 통제할 수 있는가다. 완전한 커넥션은 호텔의 디지털 유통을 뒷받침하는 보이지 않는 인프라이며, 앞으로 호텔 경쟁력의 중요한 기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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