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찬 발행인 ㅣ 여행레저신문
부산 금정구가 ‘도심 속 국립공원’ 금정산을 앞세워 수도권 관광객과 외국인 관광객에게 새로운 부산 여행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금정구는 지난 6월 4일부터 7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41회 서울국제관광전(SITF 2026)에 참가해 ‘이번 여행, 금정 어때?’를 슬로건으로 관광홍보관을 운영했다.
이번 참가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금정산의 위상이다. 금정산은 올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며 부산 관광의 새로운 대표 자산으로 올라섰다. 부산은 오랫동안 해운대, 광안리, 남포동, 영도 등 바다와 도심 이미지를 중심으로 소비돼 왔다. 그러나 금정산 국립공원은 부산 여행의 시선을 산과 사찰, 산성, 호수, 마을과 로컬 체험으로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된다.
금정구는 올해 부산 기초지자체 가운데 유일하게 서울국제관광전에 참가했다. 단순히 지역 관광지를 알리는 수준을 넘어, 금정산 국립공원 지정 이후 금정구 관광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수도권 관람객 앞에서 보여준 자리였다. 현장에서는 금정산을 중심으로 범어사, 금정산성, 회동호 등 금정구 대표 관광자원이 함께 소개됐다.
서울국제관광전 금정구 홍보관은 ‘보는 전시’보다 ‘참여하는 전시’에 가까웠다. 금정구는 금정산을 배경으로 한 포토 공간을 마련하고, 관광퀴즈, 관광퍼즐 스피드게임, SNS 팔로우 이벤트 등 관람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관람객들은 부스를 지나가며 홍보물을 받는 데 그치지 않고, 사진을 찍고 게임에 참여하며 금정 관광을 자연스럽게 접했다.
권세원 금정구 문화관광과 관광진흥팀장 등 금정구 관계자들은 현장에서 관람객을 맞으며 국립공원 금정산과 금정구 관광자원을 소개했다. 특히 금정구는 금정산을 단순한 등산 명소로만 설명하지 않았다. 부산 도심과 가까운 국립공원이자, 사찰문화와 역사유산, 생태휴식과 로컬 체험을 함께 품은 목적지로 알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 접근은 최근 관광시장 흐름과도 맞다. 여행자는 더 이상 유명 관광지를 눈으로 확인하는 데 만족하지 않는다. 직접 체험하고, 사진으로 남기고, SNS에 공유하고, 자신에게 맞는 여행지를 스스로 찾는다. 관광전도 과거처럼 홍보물 배포와 설명 중심으로만 운영돼서는 효과를 내기 어렵다. 금정구가 체험형 프로그램을 전면에 배치한 것은 금정을 ‘알리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기억하게 만드는 것’에 초점을 둔 전략이다.
금정구가 내세운 대표 자원은 각각 다른 성격을 갖고 있다. 범어사는 부산을 대표하는 사찰문화 자원이다. 금정산성은 산길과 역사유산이 결합된 걷기 여행의 공간이다. 회동호는 도심 가까이에서 생태와 휴식을 만날 수 있는 장소다. 이 자원들은 따로 놓고 보면 개별 관광지지만, 하나의 동선으로 묶이면 금정구만의 체류형 여행 콘텐츠가 된다.

특히 금정산 국립공원은 금정구 관광의 중심축이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국립공원이라는 이름만 앞세우는 것이 아니다. 여행자가 실제로 어떻게 이동하고, 어디서 머물고, 무엇을 먹고, 어떤 체험을 할 수 있는지를 제시해야 한다. 금정산에서 범어사로, 금정산성에서 산성마을로, 회동호에서 로컬 미식과 캠핑, 템플스테이로 이어지는 구조가 만들어질 때 금정 관광은 단순 방문을 넘어 체류형 상품으로 확장될 수 있다.
금정구는 이번 관광전에서 실제 방문으로 이어질 수 있는 장치도 마련했다. 부스 이벤트 참여자를 대상으로 ‘요즘N금정캠핑’과 ‘몸쉼맘쉼! 스테이금정’ 등 지역 관광프로그램 참가권을 제공했다. ‘요즘N금정캠핑’은 금정산성광장 일원을 활용한 체험형 캠핑 프로그램이고, ‘몸쉼맘쉼! 스테이금정’은 범어사 템플스테이와 사찰음식 체험 등을 연계한 힐링 관광프로그램이다.
이 대목은 눈여겨볼 만하다. 많은 지자체 관광홍보가 아직도 관광자원 소개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관광객 유치는 관심을 실제 행동으로 연결하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 금정구가 전시장에서 프로그램 참가권을 제공한 것은 관람객의 호기심을 실제 금정 방문으로 이어가려는 시도다. 단순 기념품보다 한 단계 더 실질적인 마케팅 방식이다.
관광업계와의 협력도 함께 진행됐다. 금정구는 서울국제관광전 기간 중 인바운드 여행업계, 온라인 여행플랫폼, 관광마케팅 전문가 등과 만나 관광객 유입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수도권 관광객과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상품 개발, 온라인 홍보 확대, 관광콘텐츠 경쟁력 강화가 주요 관심사였다.
좋은 관광자원이 있어도 여행상품, 온라인 노출, 검색 콘텐츠, 교통 정보, 체험 예약 구조가 함께 준비되지 않으면 외부 관광객 유치에는 한계가 있다. 특히 수도권 관광객과 외국인 관광객은 지역 정보를 충분히 알지 못한 상태에서 목적지를 선택한다. 금정산 국립공원이라는 강한 브랜드가 생긴 만큼, 이를 실제 여행 일정으로 바꾸는 작업이 필요하다.
부산 관광 안에서 금정구가 맡을 수 있는 역할은 분명하다. 해운대와 광안리가 바다의 부산을 보여준다면, 금정구는 산과 절, 산성과 호수의 부산을 보여줄 수 있다. 부산을 여러 번 방문한 여행자에게도 금정은 새로운 선택지가 될 수 있다. 특히 웰니스, 걷기 여행, 사찰문화, 로컬 미식, 가족 체험, 시니어 여행, 외국인 개별여행 수요와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

윤일현 금정구청장은 금정산 국립공원 지정이 금정 관광의 새로운 전환점이 되고 있다며, 국내 최초 도심형 국립공원이라는 차별화된 강점을 바탕으로 더 많은 관광객이 금정을 찾고 머물 수 있도록 관광콘텐츠 개발과 관광마케팅을 확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금정구의 과제는 이제 금정산을 하나의 ‘명소’로 알리는 데 그치지 않는 것이다. 금정산을 중심으로 범어사, 금정산성, 회동호, 산성마을, 캠핑, 템플스테이, 사찰음식, 로컬 미식을 어떻게 묶을 것인지가 중요하다. 하루 코스, 반나절 코스, 1박 2일 코스, 외국인 대상 코스, 가족 체험 코스처럼 여행자가 바로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정리돼야 한다.
온라인 콘텐츠도 중요하다. 관광객은 전시장에서 본 정보를 곧바로 검색한다. 검색했을 때 금정산 국립공원, 범어사, 금정산성, 회동호, 금정구 여행코스, 금정 캠핑, 금정 템플스테이 정보가 충분히 연결돼 있어야 한다. 관광전 현장의 관심이 검색과 예약, 방문으로 이어지려면 현장 홍보와 디지털 콘텐츠가 함께 움직여야 한다.
이번 서울국제관광전 참가는 그런 점에서 금정구 관광의 출발점으로 볼 수 있다. 금정구는 국립공원 금정산이라는 강력한 자산을 얻었다. 이제 필요한 것은 그 자산을 여행자의 언어로 풀어내는 일이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걷기와 전망을, 문화를 찾는 사람에게는 범어사와 산성을, 휴식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회동호와 캠핑을, 외국인에게는 부산 안의 색다른 자연·문화 여행을 제안할 수 있어야 한다.
‘이번 여행, 금정 어때?’라는 슬로건은 가볍지만, 그 안에 담긴 방향은 작지 않다. 금정구는 부산의 또 다른 입구가 되려 한다. 바다와 야경의 부산을 넘어, 도심 속 국립공원과 사찰, 산성, 호수, 캠핑과 힐링이 있는 부산을 보여주려는 시도다.
서울국제관광전에서 만든 관심이 실제 방문과 체류로 이어질 수 있다면, 금정구는 국립공원 금정산 시대를 맞아 부산 관광의 새로운 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지자체 관광마케팅이 단순 홍보에서 실제 방문 전환으로 넘어가야 하는 지금, 금정구의 이번 시도는 주목할 만한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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