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레저신문 ㅣ 김정호기자
경기관광공사가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 일대와 민간인 통제구역 안에 있는 캠프그리브스를 연결한 ‘2026 DMZ 도슨트 투어’를 운영한다. 단순히 현장을 둘러보는 개별 관람이 아니라, 전문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임진각 주요 역사 시설과 민통선 내부 공간을 함께 이해하는 해설형 평화관광 프로그램이다.
이번 투어는 지난 5월 16일부터 시작됐다. 참가자는 임진각 관광지 안의 주요 역사 시설을 차례로 둘러본 뒤, 임진각 평화곤돌라를 타고 임진강을 건너 민간인 통제구역 내부로 이동한다. 이후 반환된 옛 미군 기지인 캠프그리브스를 탐방하며 한반도 분단의 역사와 DMZ의 생태·안보적 가치를 직접 확인하게 된다.
DMZ 관광은 오랫동안 ‘안보 관광’이라는 이름으로 소비돼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단순한 현장 방문을 넘어 역사 해설, 생태 관찰, 평화 교육, 문화 콘텐츠를 결합한 체험형 프로그램으로 변화하고 있다. 경기관광공사의 DMZ 도슨트 투어는 이런 흐름을 반영한 상품이다. 임진각과 캠프그리브스의 장소성을 연결해, 분단의 현장을 여행자가 더 깊이 이해하도록 설계했다.

임진각 주요 역사 시설을 해설과 함께 걷는다
투어의 출발점은 임진각 관광지다. 참가자들은 전문 도슨트의 안내에 따라 벙커전시관 BEAT131, 자유의 다리, 장단역 증기기관차, 임진강 독개다리 등 임진각 일대의 주요 역사 시설을 순차적으로 관람한다.
임진각은 한국전쟁과 분단, 실향, 이산가족의 기억이 겹쳐 있는 공간이다. 자유의 다리는 전쟁과 포로 귀환의 상징으로 알려져 있고, 장단역 증기기관차는 전쟁 당시 멈춰 선 철도의 흔적을 보여준다. 임진강 독개다리는 분단의 경계와 이동의 단절을 체감하게 하는 장소다.
이 시설들은 개별적으로 둘러볼 수도 있지만, 해설이 더해지면 의미가 달라진다. 장소가 가진 역사적 맥락, 전쟁 이후의 변화, 남북 관계 속에서 임진각이 갖는 상징성을 함께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도슨트 투어의 장점은 바로 여기에 있다. 단순한 사진 촬영지였던 공간이 역사와 기억을 읽는 현장으로 바뀐다.
평화곤돌라로 임진강을 건너 민통선 안으로
이번 프로그램의 핵심 동선은 임진각 평화곤돌라다. 참가자들은 곤돌라를 이용해 임진강을 건너 민간인 통제구역 내부로 진입한다. 평화곤돌라는 일반 관광객이 비교적 편리하게 임진강 너머 공간을 경험할 수 있도록 만든 시설이다.
임진강을 건너는 짧은 이동은 여행자에게 상징적인 순간이 된다. 지도 위의 경계가 아니라 실제 강과 통제구역을 눈앞에서 확인하게 되기 때문이다. 평화관광은 바로 이런 감각에서 출발한다. 분단이 과거의 추상적인 사건이 아니라 지금도 공간과 이동, 생활에 영향을 주는 현실임을 체감하게 한다.
참가비에는 평화곤돌라 왕복 탑승료와 주요 시설 입장료, 민통선 출입 절차 대행, 전담 도슨트 해설 서비스가 포함된다. 개별 방문보다 절차와 동선을 줄이고, 해설을 통해 관람 밀도를 높인 구성이 특징이다.
캠프그리브스, 반환 미군 기지에서 평화관광 거점으로
곤돌라 이동 이후 참가자들은 캠프그리브스를 탐방한다. 캠프그리브스는 민통선 안에 있는 반환 미군 기지로, 한국전쟁 이후 한반도 안보 지형과 주한미군 주둔의 역사를 보여주는 공간이다. 현재는 DMZ 평화관광과 문화·교육 프로그램의 거점으로 활용되고 있다.
캠프그리브스의 의미는 단순한 군사시설 유산에 머물지 않는다. 이곳은 분단의 긴장을 기억하는 공간이면서 동시에, 그 공간을 시민과 여행객에게 개방해 평화와 생태, 문화의 관점으로 다시 읽게 하는 장소다. 군사적 긴장과 관광적 개방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점에서 DMZ 평화관광의 복합성을 잘 보여준다.
도슨트의 해설은 이 복합성을 이해하는 데 중요하다. 캠프그리브스를 단순히 “옛 미군 기지”로만 보면 공간의 의미가 좁아진다. 한국전쟁 이후 한반도 정세, 민통선의 의미, DMZ 생태, 반환 기지의 활용 방향까지 함께 설명될 때 여행자는 장소의 시간을 더 입체적으로 볼 수 있다.
주말 하루 2회, 회당 40명 한정 운영
2026 DMZ 도슨트 투어는 오는 10월 말까지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에 운영된다. 하루 두 차례, 오전과 오후로 나뉘며 회당 정원은 40명이다. 참가비는 1인당 2만 원이다.
공식 예매 페이지 기준 오전 투어는 10시부터 13시까지 진행되며, 임진각 1층 CU 편의점 맞은편 도슨트 투어 데스크 앞에서 집결한다. 주요 코스는 BEAT131 벙커, 자유의 다리, 장단역 증기기관차, 임진강 독개다리, 국립6·25전쟁납북자기념관, 임진각 평화곤돌라 등으로 구성된다. 오후 투어는 14시부터 17시까지 운영된다.
사전 예약은 공식 온라인 예매 페이지에서 가능하다. 당일 현장 구매는 임진각 1층 CU 편의점 맞은편 ‘도슨트 투어 안내데스크’에서 잔여석이 있을 경우 선착순으로 접수한다. 민통선 연계 프로그램 특성상 정원과 출입 절차가 있는 만큼, 주말 방문을 계획한다면 사전 예약이 안전하다.
DMZ 관광, ‘보는 곳’에서 ‘이해하는 곳’으로
이번 도슨트 투어가 주목되는 이유는 DMZ 관광의 방향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과거 DMZ 관광은 전망대, 전시관, 기념물 중심의 관람이 많았다. 그러나 이제 여행자는 현장에서 무엇을 봤는지보다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싶어 한다.
특히 DMZ는 역사, 군사, 생태, 남북관계, 지역 관광이 한꺼번에 얽힌 공간이다. 해설 없이 보면 단편적인 시설 관람으로 끝나기 쉽다. 반대로 전문 해설이 붙으면 하나의 장소가 전쟁의 기억, 평화의 과제, 생태 보전, 지역 관광의 미래까지 설명하는 교육장이 된다.
경기관광공사가 도슨트 투어 형식을 선택한 것도 이 때문이다. DMZ를 더 많은 사람이 찾게 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제대로 이해하고 돌아가게 하는 일이다. 임진각 평화누리와 캠프그리브스를 연결한 이번 프로그램은 분단 현장을 관광 상품으로만 소비하지 않고, 해설과 체험을 통해 평화관광의 깊이를 더하려는 시도다.
파주 여행의 반나절 코스로도 활용 가능
DMZ 도슨트 투어는 파주 여행 동선과도 잘 맞는다. 오전 투어를 선택하면 오후에는 임진각 평화누리 일대에서 자유롭게 시간을 보내거나 파주 출판도시, 헤이리 예술마을, 프로방스 마을 등으로 이동할 수 있다. 오후 투어를 선택하면 오전에 파주 다른 명소를 먼저 둘러본 뒤 임진각으로 이동하는 일정도 가능하다.
가족 여행객에게는 역사 교육형 코스로 적합하고, 외국인 관광객에게는 서울 근교에서 한반도 분단 현실을 이해할 수 있는 체험형 프로그램이 될 수 있다. 특히 임진각은 접근성이 비교적 좋은 DMZ 관광 거점이어서, 개별 여행객도 일정에 넣기 쉽다.
다만 민통선 연계 구간이 포함되는 만큼 신분 확인, 예약 정보, 집결 시간, 현장 안내를 미리 확인해야 한다. 날씨와 현장 상황에 따라 일부 동선이 조정될 가능성도 있으므로 출발 전 공식 예매 페이지의 공지사항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분단의 현장을 평화관광 자산으로 바꾸는 과정
경기관광공사 관계자는 “단순한 개별 관람을 넘어 전문적인 해설을 통해 DMZ가 가진 역사적 의미를 깊이 있게 전달하고자 이번 투어를 기획했다”며 “참가자들이 임진각 평화누리와 캠프그리브스 일대의 숨겨진 가치를 재발견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DMZ는 한국 관광에서 매우 특별한 자원이다. 세계적으로도 분단과 생태, 안보와 평화가 한 공간에 압축된 장소는 흔치 않다. 중요한 것은 이 공간을 어떻게 보여주고 설명하느냐다. 자극적인 안보 관광에 머무를 것인지, 아니면 역사와 평화, 생태의 관점에서 더 깊게 읽게 할 것인지에 따라 여행의 품질은 달라진다.
2026 DMZ 도슨트 투어는 후자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임진각의 상징적 시설, 임진강을 건너는 곤돌라, 민통선 안의 캠프그리브스를 하나의 해설 동선으로 묶었다. 분단의 현장을 걷고, 보고, 듣는 경험이 여행자에게 단순한 관광 이상의 기억으로 남을 수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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