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청주국제공항으로 입국한 외국인 관광객은 약 5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4% 늘었다. 대구국제공항을 통해 들어온 외래객도 같은 기간 약 4만6000명으로 집계됐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이 같은 증가세를 바탕으로 지방공항을 지역관광의 새로운 국제 관문으로 육성하는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114%라는 증가율은 분명 눈에 띈다. 그러나 이 수치만으로 청주공항이 지역관광의 새 관문으로 확실하게 자리 잡았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올해 5개월간 5만 명은 월평균 약 1만 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입국자는 단순 환산하면 약 2만3000명이며, 실제 늘어난 인원은 약 2만7000명이다. 출발점이 낮을수록 증가율은 크게 나타나는 만큼 114%라는 비율과 5만 명이라는 절대 규모를 함께 봐야 한다.
김미래 기자 ㅣ 여행레저신문
공항에 도착했다고 지역 관광객이 되는 것은 아니다
외국인이 지방공항으로 입국한 사실은 중요하다. 인천공항과 서울에 집중된 방한 동선을 분산하고 외래객을 지역으로 직접 유입할 수 있는 첫 단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방공항에 항공기가 도착했다고 해서 그 승객이 곧바로 충청권이나 영남권의 관광객이 되는 것은 아니다.
청주공항으로 들어온 뒤 곧바로 서울로 이동할 수도 있고, 대구공항으로 입국해 부산이나 수도권에서 대부분의 일정을 보낼 수도 있다. 공항별 입국자 수만으로는 관광객이 어느 지역에서 숙박했고 무엇을 경험했으며 얼마를 소비했는지 알 수 없다. 지방공항 정책의 핵심 지표가 입국자 수를 넘어 지역 숙박일수와 소비액, 공항 인접 지역 방문률로 확장돼야 하는 이유다.
2026년 1분기 지방공항을 통해 입국한 외래객은 85만3905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49.7% 증가했다. 외래객의 지역 방문율은 34.5%로 3.2%포인트 높아졌고, 지역 체류일수는 388만 일에서 528만 일로 36.2% 늘었다. 지역 지출액도 7억5000만 달러에서 8억8000만 달러로 17.2% 증가했으며, 카드 빅데이터로 집계한 외국인 지역 소비액은 26.8% 늘었다.
전체 흐름은 긍정적이다. 다만 지역 체류일수가 36.2% 늘어난 데 비해 지역 지출액 증가율은 17.2%에 그쳤다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두 지표의 조사 방식과 모집단이 동일하지 않을 수 있어 단순 환산은 경계해야 하지만, 체류 확대가 소비 증가로 같은 속도로 이어지지는 않았다는 점은 분명하다. 관광객을 더 오래 머물게 하는 정책과 함께 지역 음식과 쇼핑, 체험, 야간관광 등 실제 지출 기회를 넓히는 전략이 필요하다.

35개 코스와 콘텐츠 333개가 곧 상품은 아니다
한국관광공사는 청주공항 입국자가 대전 성심당과 보령 머드축제, 태안 해양치유센터를 찾는 코스와 대구공항 입국자가 합천 해인사, 진주 남강유등축제, 부산 해동용궁사를 연결해 여행하는 코스 등 권역·초광역 관광코스 35개를 설계했다. 지역 특화 콘텐츠도 333개를 발굴했다.
방향은 맞다. 외국인 관광객에게 행정구역의 경계는 중요하지 않다. 청주공항을 이용한다고 충북만 여행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대구공항 입국객이 대구에만 머물 이유도 없다. 공항을 중심으로 여러 시·도의 관광자원을 연결하는 광역 동선이 필요하다.
그러나 관광코스를 설계하고 콘텐츠의 숫자를 늘리는 것만으로 상품이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항공편 도착시간에 맞는 교통편이 있는지, 외국어 안내와 온라인 예약이 가능한지, 여행가방을 가진 관광객이 불편 없이 이동할 수 있는지, 야간 도착객이 숙박지까지 갈 수 있는지가 먼저 해결돼야 한다.
성심당과 보령 머드축제, 해인사와 해동용궁사를 지도 위에서 선으로 연결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실제 여행자가 그 동선을 무리 없이 이용하도록 교통과 숙박, 입장권과 체험 예약을 하나로 묶는 일은 전혀 다른 문제다. 333개 콘텐츠보다 중요한 것은 그 가운데 몇 개가 해외 여행사와 온라인여행사에서 예약 가능한 상품으로 판매되고 있는가다.
국제노선은 개설보다 유지가 어렵다
지방공항 활성화 정책은 국제노선 확대와 함께 추진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대만 중화항공과 라이온트래블, 일본 HIS와 피치항공 등 해외 항공·여행업계와 협력을 넓히고, 청주공항 거점 항공사인 에어로케이와 대구공항 거점 항공사를 연계한 지역관광 활성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올해 안에 청주·대구공항으로 들어올 예정인 국제 부정기편은 356회로, 당초 목표의 두 배를 넘어섰다. 다만 이는 청주공항 단독 실적이 아니라 두 공항을 합친 수치다.
지방공항 국제노선의 가장 큰 과제는 노선을 여는 것보다 유지하는 일이다. 초기에는 지방자치단체와 관광기관의 지원, 전세기 운항과 공동판촉을 통해 탑승객을 모을 수 있다. 그러나 지원이 줄어든 뒤에도 항공사가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노선은 쉽게 감편되거나 중단된다.
출국하는 지역 주민의 해외여행 수요에만 의존해서도 안 된다. 한국인 승객을 태우고 출발한 항공기가 돌아올 때 외국인 관광객을 충분히 데려와야 노선과 지역관광이 함께 지속될 수 있다. 따라서 성과는 신규 취항 노선 수보다 연중 운항률과 탑승률, 외국인 좌석 비중, 재방문 예약과 상품 판매 실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부정기편 몇 차례와 단기적인 증가율을 장기적인 공항 활성화로 포장해서는 안 된다.

공항별로 가져올 시장부터 달라야 한다
청주와 대구에 같은 외래객 유치 전략을 적용할 필요는 없다. 청주공항은 대전·세종·충북·충남을 연결하는 중부권 관문으로 접근해야 한다. 행정과 산업, 교육 수요에 관광을 결합하고, 대만·일본·중국 등 단거리 시장에는 음식과 축제, 웰니스, 역사문화 코스를 제시할 수 있다.
청주공항의 경쟁력은 청주시 관광자원만으로 평가할 일이 아니다. 청주와 충북에 대전·세종, 공주·부여, 보령·태안까지 연결하면 도시관광과 백제문화, 음식, 축제, 해양관광, 웰니스를 함께 구성할 수 있다. 행정구역별로 관광객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청주공항 입출국을 전제로 한 광역 상품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대구공항은 대구·경북뿐 아니라 부산·울산·경남과 연결되는 동남권 순환여행을 설계할 수 있다. 경주와 안동, 합천, 부산을 묶되 김해공항과 어떤 역할을 나눌지도 분명히 해야 한다. 노선이 있는 시장의 여행 성향과 체류기간을 먼저 분석한 뒤 상품을 만들어야 하며, 지역이 보유한 관광지를 모두 넣기보다 해당 항공편을 이용하는 사람이 실제로 구매할 만한 여정을 제시해야 한다.
‘새 관문’은 숫자가 아니라 여행 동선으로 증명된다
지방공항을 통한 외래객 증가는 반가운 변화다. 수도권에 집중된 한국 관광의 구조를 바꾸려면 입국 관문부터 다양해져야 한다. 청주공항 외래객 114% 증가도 지방공항 방한 수요가 실제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그러나 114%는 출발점이지 결과가 아니다. 청주공항으로 들어온 외국인이 충청권에서 며칠을 머물렀는지, 어떤 교통수단으로 이동했는지, 어디에서 숙박하고 무엇에 비용을 지출했는지가 공개돼야 한다. 신규 노선이 1년 뒤에도 유지되는지, 해외시장에서 충청권 상품이 실제로 판매되는지, 첫 방문이 재방문과 추천으로 이어지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청주공항은 지역관광의 새 관문이 될 가능성을 수치로 보여줬다. 다만 그 명칭을 확정하는 것은 외래객 증가율이나 국제선 운항 횟수가 아니다. 외국인이 공항에 내린 뒤 지역에서 머물고 소비하며 다음 목적지로 이동할 수 있는 하나의 완성된 여행 동선이 만들어져야 한다.
공항은 입구일 뿐이다. 그 입구에서 지역의 숙박과 음식, 상점과 관광지로 이어지는 길을 만들어야 비로소 국제관광의 관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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