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산청·국가유산진흥원과 협업…‘왕가의 길·소릿길·산사의 길’ 따라 지역 체류형 여행 유도
국가유산 방문 캠페인에 여행 플랫폼 여기어때가 합류했다. 여기어때는 국가유산청, 국가유산진흥원과 함께 5월 국내여행객을 대상으로 국가유산 인근 지역 숙소 예약 시 최대 2만원 추가 할인 쿠폰을 제공한다. 쿠폰 발급 기간은 5월 14일까지, 체크인은 5월 31일까지이며 매일 오전 10시부터 선착순으로 발급된다. 발급된 쿠폰은 다음 날 신규 쿠폰이 발급되기 전까지 사용해야 하며, 적용 대상은 해당 국가유산이 위치한 지역의 호텔·펜션·게스트하우스다.
이번 협업은 단순한 숙박 할인 이벤트를 넘어 국내여행의 목적지를 다시 넓히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동안 5월 여행 수요는 어린이날·석가탄신일·대체휴일 등 연휴 일정과 맞물려 자연 경관, 테마파크, 해안 관광지로 집중되는 경향이 강했다. 여기에 국가유산을 전면에 내세우면 여행 동선은 ‘어디서 잘 것인가’에서 ‘무엇을 보고 어떤 이야기를 따라갈 것인가’로 옮겨간다.

국가유산 방문 캠페인은 올해 4월부터 본격화됐다. 국가유산청과 국가유산진흥원은 국민의 국가유산 향유 기회를 넓히고 지역 방문을 유도하기 위해 이 캠페인을 운영하고 있다. 2026년 캠페인은 전국 국가유산을 10개 길, 76개 거점으로 연결하는 방식으로 소개되며, 올해 주제는 ‘전 국토가 이야기책이다’로 제시됐다. 이달의 방문코스, 웹툰, 방문자 여권, 숙박·교통 지원 등이 결합된 참여형 프로그램으로 운영되는 점이 특징이다.
여기어때가 맡은 역할은 이 가운데 숙박 예약의 문턱을 낮추는 부분이다. 국가유산 여행은 당일치기로 끝나는 경우도 많지만, 코스가 권역 단위로 확장되면 숙박이 붙는 1박 2일 일정으로 바뀔 가능성이 커진다. 숙박 할인 쿠폰은 여행자가 방문지를 정한 뒤 실제 예약으로 넘어가는 단계에서 체감도가 높다. 플랫폼 입장에서는 국내 숙소 거래를 늘리는 효과가 있고, 지역 입장에서는 관광객의 체류 시간을 늘리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5월에 제시된 코스는 ‘왕가의 길’, ‘소릿길’, ‘산사의 길’이다. 왕가의 길은 서울과 수도권의 궁궐, 왕릉, 산성, 왕실 의례 공간을 잇는다. 국가유산 방문 캠페인 공식 안내는 왕가의 길을 강화·광주·김포·서울·수원·화성으로 이어지는 역사 여행으로 설명하며, 남한산성·수원 화성·종묘·창덕궁·화성 융릉과 건릉 등을 주요 거점으로 제시한다.
이 코스는 서울 도심 관광과 수도권 근교 여행을 함께 묶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경복궁과 창덕궁처럼 외국인 방문객에게도 익숙한 궁궐부터 종묘, 남한산성, 수원 화성까지 이어지면 왕실 문화와 도시 방어, 조선 후기 계획도시의 흔적을 하루 또는 이틀 일정으로 둘러볼 수 있다. 숙박 할인까지 더해질 경우 서울 방문객이 경기 남부나 서해권으로 이동하는 흐름도 만들 수 있다.

소릿길은 무형유산과 지역 공연 문화의 성격이 강하다. 궁궐이나 사찰처럼 눈에 보이는 유산뿐 아니라 판소리, 국악, 지역 예술을 여행 동기로 끌어들이는 코스다. 국가유산 방문이 건축물 관람에만 머물지 않고 공연, 체험, 음식, 지역 산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문화관광의 폭을 넓힌다. 특히 남도권 여행은 교통과 숙박 계획이 함께 필요해 플랫폼 쿠폰의 활용 여지가 크다.
산사의 길은 봄 여행과 잘 맞는 테마다. 공주 마곡사 등 천년 고찰을 중심으로 산사 건축, 불교 문화, 숲길, 템플스테이 경험을 함께 묶을 수 있다. 캠페인 전체 혜택에는 템플스테이 할인, 숙박 할인, 광역 이동 할인, 지역상품권, 주요 국가유산 무료 입장 등이 포함되고 총 지원 규모가 전년 대비 2배 이상 확대된 5억원으로 알려졌다.
여행업계 관점에서 보면 이번 캠페인은 국내 숙박 플랫폼의 마케팅 방식이 가격 경쟁에서 테마형 여행 제안으로 옮겨가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숙박 할인만 내세우면 소비자는 가장 낮은 가격을 찾는다. 그러나 국가유산 방문 코스와 결합하면 할인은 여행 목적을 실현하는 보조 장치가 된다. 플랫폼은 예약을 유도하고, 공공기관은 국가유산 방문을 늘리며, 지역은 체류 소비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캠페인이 실제 지역관광 효과로 이어지려면 몇 가지 보완점도 필요하다. 첫째, 이용자는 쿠폰 적용 지역과 숙소 범위를 앱에서 빠르게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국가유산 관람 시간, 휴무일, 예약제 여부, 교통편 등 현장 정보가 숙소 예약 화면과 자연스럽게 연결돼야 한다. 셋째, 당일 방문객과 1박 여행객을 구분해 추천 일정을 제시하면 이용자의 선택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국가유산 여행은 보존과 이용의 균형도 중요하다. 방문객이 늘면 지역 상권에는 도움이 되지만, 인기 거점에는 혼잡이 생길 수 있다. 문화재 관람 예절, 사찰 방문 매너, 공연 관람 방식, 쓰레기 관리 등 기본 안내가 함께 제공돼야 캠페인의 품질이 유지된다. 숙박 쿠폰이 단기 소비 촉진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여행 전후의 경험 관리가 필요하다.
여기어때의 이번 참여는 공공 캠페인과 민간 플랫폼이 만났을 때 어떤 확장 효과를 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국가유산청과 국가유산진흥원이 코스와 캠페인 방향을 제시하고, 여기어때가 숙소 예약 혜택을 더하면서 여행자의 행동을 실제 방문으로 옮기는 접점이 생겼다. 5월 이후 여름과 가을 코스가 이어지는 만큼, 계절별 테마와 지역 숙박 혜택이 얼마나 촘촘하게 연결되는지가 캠페인의 성과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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