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레저신문 ㅣ 김미래기자
전 세계 숙박·교통·액티비티 예약 플랫폼 클룩(Klook)이 한국 MZ세대 여행객의 2026년 하반기 여행 의향을 분석한 결과, 항공료 상승과 고환율 등 비용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도 여행 의지는 쉽게 꺾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클룩이 글로벌 여행 트렌드 조사 ‘트래블 펄스(Travel Pulse)’의 후속 설문을 진행한 결과, 한국 MZ세대 응답자의 34%는 올해 하반기 여행 의향이 상반기와 비슷하다고 답했다. 28%는 ‘살짝 높아졌다’, 7%는 ‘매우 높아졌다’고 답해 전체의 35%가 하반기 여행 의향이 상반기보다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여행 의향이 유지되거나 높아진 응답을 합치면 69%에 달한다.
반면 여행 의향이 낮아졌다는 응답은 31%였다. 23%는 ‘살짝 낮아졌다’, 8%는 ‘매우 낮아졌다’고 답했다. 여행 비용 부담이 실제로 소비자 심리에 영향을 주고 있지만, 다수의 MZ 여행객은 여행 자체를 포기하기보다 예산과 방식을 조정하는 쪽을 선택하고 있는 셈이다.
하반기 여행 의향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요인으로는 항공권과 숙박비 등 여행 비용이 32%로 가장 높게 꼽혔다. 이어 개인 재정 또는 직업 안정성 20%, 일상 생활비 부담 17% 순으로 나타났다. 고환율과 항공료, 숙박비 상승, 생활비 부담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여행 계획도 더 신중해지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변화는 여기서 나타난다. 한국 MZ세대는 비용 부담을 이유로 여행을 완전히 접기보다 더 합리적인 방식으로 여행을 이어가려는 경향을 보였다. 올해 여행 계획 변화에 대한 복수 응답에서 ‘할인·특가·묶음 상품을 적극적으로 탐색한다’는 응답이 32%로 가장 높았다. 여행자는 떠나지 않는 쪽이 아니라, 더 싸게 잘 떠나는 방법을 찾고 있다.
‘여행 횟수는 줄였지만 더 신중하게 여행을 선택한다’는 응답도 23%를 차지했다. 이는 여행 수요가 약해졌다기보다 선택 기준이 더 엄격해졌다는 뜻이다. 예전처럼 즉흥적으로 떠나기보다 가격, 일정, 목적지, 체험 만족도, 항공과 숙박의 효율성을 따져보는 소비가 늘고 있다.
‘해외여행 대신 국내 여행을 선택한다’는 응답은 21%, ‘장거리 대신 단거리 여행지를 선택한다’는 응답은 20%였다. 비용 부담이 커질수록 여행객은 여행을 취소하기보다 목적지를 바꾼다. 장거리보다 가까운 해외, 고비용 지역보다 가성비가 좋은 도시, 긴 일정보다 짧고 효율적인 일정이 선택받는 구조다.
이런 흐름 속에서 일본 등 근거리 해외 여행지는 더 강한 수요를 얻고 있다. 일본은 항공편이 많고 비행시간이 짧으며, 도시별 여행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 MZ세대가 비용과 시간을 함께 고려할 때 선택하기 쉬운 목적지다. 특히 짧은 연차나 주말을 활용한 여행, 쇼핑과 미식, 테마파크와 교통 패스를 결합한 일정 구성에 유리하다.
클룩은 이런 일본 여행 수요를 겨냥해 호텔·항공 프로모션 ‘클룩 먼데이’를 새롭게 선보인다. 기존 일본 호텔 상시 최대 65% 할인 혜택에 더해, 일본 고속열차 등 교통 상품과 어트랙션, 렌터카를 예약한 고객에게는 일본 호텔 예약 시 사용할 수 있는 추가 할인 쿠폰을 기존 15%에서 20%로 높여 제공한다.
이 프로모션은 최근 MZ 여행 소비의 방향과 맞물린다. 여행자는 항공권과 숙박비가 올랐다고 해서 여행 경험을 포기하지 않는다. 대신 숙박, 교통, 액티비티를 묶어 전체 비용을 낮추고, 목적지 안에서의 이동과 체험 비용까지 함께 관리하려 한다. 플랫폼에서 호텔, 교통, 액티비티를 한 번에 비교하고 예약하려는 수요가 커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클룩 이준호 한국 지사장은 “설문 결과 여행객들이 비용 부담으로 여행을 포기하기보다 목적지와 여행 방식을 조정하며 합리적인 선택지를 찾는 경향이 확인됐다”며 “최근 일본 관광세 인상 등으로 여행 경비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클룩은 숙박은 물론 교통과 액티비티까지 함께 절약할 수 있는 혜택을 통해 여행객들이 보다 알뜰하면서도 풍성한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 확인되는 핵심은 여행 수요의 약화가 아니라 여행 소비 방식의 재편이다. MZ세대에게 여행은 단순한 사치 소비가 아니라 재충전과 경험, 자기만의 시간을 위한 중요한 지출 항목이다. 다만 비용 부담이 커진 만큼 여행자는 더 꼼꼼해졌다. 특가를 찾고, 가격을 비교하고, 여행 횟수와 목적지를 조정하며, 같은 비용으로 더 높은 만족도를 얻는 방식을 선택한다.
여행업계에는 이 변화가 중요한 신호다. 가격 민감도가 높아진 MZ세대를 잡기 위해서는 단순 할인보다 실질적인 체감 혜택이 필요하다. 항공과 호텔만 싸게 보이는 상품보다, 교통·입장권·투어·렌터카까지 합쳐 전체 여행비를 줄일 수 있는 구성이 경쟁력이 된다.
국내 여행지에도 기회가 있다. 해외여행 비용 부담이 커질수록 일부 수요는 국내로 이동한다. 다만 국내 여행도 단순히 가까운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합리적인 숙박 가격, 지역 교통 편의성, 1~2일 안에 즐길 수 있는 액티비티, MZ세대가 공유하고 싶은 콘텐츠가 결합돼야 선택받을 수 있다.
하반기 여행 시장은 ‘여행을 갈 것인가 말 것인가’보다 ‘어떻게 더 효율적으로 갈 것인가’가 핵심 질문이 될 가능성이 크다. 클룩의 이번 조사 결과는 한국 MZ세대가 비용 부담 속에서도 여행을 계속 선택하고 있으며, 다만 그 방식은 더 짧고, 더 가까우며, 더 계산적인 방향으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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