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보릿돌교, 바다 한가운데 170m 걸어가는 구룡포 해상 산책길

포항 구룡포 장길리복합낚시공원의 보릿돌교는 육지와 바다 위 갯바위 ‘보릿돌’을 잇는 길이 170m의 해상 보행교다. 다리를 건너는 동안 발아래로 파도가 지나고, 끝 지점에서는 동해 수평선과 장길리 해안·방파제·낚시공원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입장료 없이 상시 개방돼 가볍게 들르기 좋지만 강풍과 높은 파도, 젖은 바닥에는 주의해야 한다.

포항 장길리복합낚시공원에서 바다 위 보릿돌로 이어지는 보릿돌교
포항 보릿돌교는 장길리 해안에서 바다 위 갯바위까지 이어지는 길이 170m의 해상 보행교다. 이미지=여행레저신문

여행레저신문 ㅣ 김정호기자

포항 보릿돌교는 경북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장길리복합낚시공원에서 바다 위 갯바위인 ‘보릿돌’까지 이어지는 길이 170m의 해상 보행교다. 해안에서 출발한 다리가 동해 쪽으로 곧게 뻗어 있어 중간 지점을 지나면 육지보다 바다가 더 크게 보이고, 발아래에서는 파도가 교각과 갯바위 사이를 통과한다.

절벽 위에서 바다를 내려다보는 전망대와는 경험이 다르다. 보릿돌교에서는 수평선과 비슷한 높이에서 바다 안쪽을 향해 직접 걸어 들어간다. 파도가 잔잔한 날에는 투명한 물 아래 바위 지형이 보이고, 바람이 강한 날에는 다리 양쪽에서 부딪히는 파도와 바닷소리가 한층 거칠어진다.

다리 끝까지 이동한 뒤에는 걸어온 방향을 돌아보는 것이 좋다. 갈 때는 동해 수평선이 중심이지만 돌아오는 길에는 장길리 마을과 방파제, 해안 시설과 보릿돌교 전체가 한 장면에 들어온다.

포항 보릿돌교와 장길리 해안을 내려다본 전경
해안에서 보릿돌까지 길게 이어진 보릿돌교 주변으로 갯바위와 푸른 동해가 펼쳐진다. 이미지=여행레저신문

해안에서 갯바위까지 직선으로 뻗은 170m 바닷길

보릿돌교의 핵심은 화려한 시설이 아니라 위치와 방향이다. 장길리 해안에서 출발한 다리는 바닷속 암반 위에 세운 교각을 따라 보릿돌까지 거의 직선으로 연결된다. 다리 위에 올라서면 한쪽에는 장길리 마을과 방파제, 다른 한쪽에는 탁 트인 동해와 해안 갯바위가 펼쳐진다.

다리 길이는 부담 없이 왕복할 수 있는 수준이지만 실제 체감은 육지 산책로보다 길게 느껴진다. 해안선에서 멀어질수록 자동차 소리와 마을 풍경은 뒤로 물러나고 바람과 파도 소리가 커진다. 중간 이후부터는 사방의 대부분이 바다로 채워져 배를 타지 않고 해상으로 나아가는 듯한 장면이 만들어진다.

보릿돌 끝에서는 지나온 다리와 장길리 해안을 반대 방향으로 바라볼 수 있다. 같은 길을 왕복하지만 갈 때는 수평선과 보릿돌이 중심이 되고, 돌아올 때는 해안 마을과 방파제, 전망시설이 중심이 된다. 위치를 조금만 바꿔도 사진 구도가 달라지는 이유다.

난간과 보행로가 설치된 정식 해상 교량이지만 바다 위 시설인 만큼 강풍과 높은 파도, 비가 내린 뒤 젖은 바닥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기상 상황이 좋지 않을 때는 다리 끝까지 무리하게 들어가기보다 입구와 전망 구간에서 바다를 보는 편이 안전하다.

파도가 밀려드는 장길리 갯바위와 보릿돌교
장길리 해안은 검고 거친 갯바위가 발달해 파도와 바위가 만드는 동해안 특유의 풍경이 선명하다. 이미지=여행레저신문
장길리 해안은 검고 거친 갯바위가 발달해 파도와 바위가 만드는 동해안 특유의 풍경이 선명하다. 이미지=여행레저신문

보릿고개 넘긴 미역 채취터, 이름에 남은 장길리 생활사

보릿돌이라는 이름에는 장길리 주민들의 생업과 생활사가 남아 있다. 다리 끝 갯바위 주변에는 미역이 많이 자랐고, 식량이 부족했던 보릿고개 시절 주민들이 미역을 채취해 어려운 시기를 넘겼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갯바위 모양이 보리를 닮아 보릿돌 또는 보리암으로 불렸다는 설명도 있다.

현재 여행자는 정비된 교량을 따라 편하게 이동하지만 과거 이곳은 주민들이 바다에서 미역과 해산물을 채취하던 생업의 현장이었다. 관광시설이 들어서기 전부터 장길리 앞바다는 계절에 따라 어종이 몰리는 갯바위 낚시터였고, 마을 사람들은 바위와 조류의 흐름을 생활 속에서 이용해 왔다.

육지와 갯바위를 잇는 구조 자체가 과거 주민들이 바다로 나가던 이동과 생업의 기억을 현대적인 산책 동선으로 바꿔 놓았다. 다리를 건너며 아래를 내려다보면 바위 사이에 붙은 해조류와 물길, 파도가 깎아낸 굴곡이 가까이 보인다.

장길리복합낚시공원은 보릿돌교와 산책로, 전망시설, 방파제와 낚시 공간이 한곳에 이어진 해양 관광공간이다. 다리만 빠르게 왕복하기보다 주변 해안 지형과 마을 풍경을 함께 둘러봐야 장길리의 특징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포항 장길리복합낚시공원 방파제와 빨간 등대
보릿돌교 주변에서는 장길리 방파제와 빨간 등대, 낚시공원과 해안 마을 풍경이 함께 들어온다. 이미지=여행레저신문

일출부터 방파제까지, 다리 위에서 달라지는 동해 풍경

보릿돌교는 동쪽 바다를 향해 있어 이른 아침에는 일출 조망지로 활용된다. 수평선 부근에 구름이 적은 날에는 다리 정면에서 해가 떠오르고, 해가 낮게 걸린 시간에는 교량 난간과 갯바위 표면에 붉은 빛이 번진다.

한낮에는 바다색과 해안 지형이 가장 또렷하다. 맑은 날에는 다리 아래 얕은 바다의 암반과 물빛 변화가 보이고, 장길리 방파제 끝의 빨간 등대와 작은 어선, 해안 마을이 선명하게 들어온다. 파도가 있는 날에는 검은 갯바위 위로 흰 포말이 반복해 올라온다.

사진은 다리 입구와 중간, 끝 지점에서 각각 다른 구도로 촬영할 수 있다. 입구에서는 보릿돌까지 뻗은 직선 구도를, 중간에서는 난간과 수평선을, 끝 지점에서는 장길리 해안과 다리 전체를 함께 담을 수 있다.

주변의 높은 산책로나 전망시설에서는 보릿돌교 전체를 내려다보는 구도가 만들어진다. 해안 하부에서는 갯바위와 파도를 전경으로 활용할 수 있지만 바위에는 물기와 해조류가 많아 미끄럽다. 통제선 밖으로 내려가거나 파도 가까이 접근해서는 안 된다.

장길리 해안 갯바위로 내려가는 계단과 동해 풍경
보릿돌교 주변의 해안 계단과 갯바위 구간은 바다를 가까이 볼 수 있지만 젖은 바닥과 높은 파도에는 주의해야 한다. 이미지=여행레저신문

주차 후 40분에서 1시간, 구룡포 여행에 더하는 해안 코스

보릿돌교는 장시간 머무는 대형 관광지라기보다 구룡포 일대 여행에 더하기 좋은 해안 산책 코스다. 주차장에서 보릿돌교를 왕복하고 주변 전망대와 해안 산책로를 둘러보는 데는 약 40분에서 1시간이 적당하다.

사진을 충분히 촬영하거나 주변 카페와 해안 시설을 이용하면 체류시간은 1시간 30분 안팎으로 늘어난다. 일출을 보기 위해 찾는다면 해가 뜨기 전 어두운 보행로와 젖은 바닥을 살펴야 하고, 여름 한낮에는 그늘이 적어 모자와 생수를 준비하는 편이 좋다.

차량으로 이동한다면 구룡포항과 구룡포 일본인가옥거리, 호미곶 일대를 같은 날 연결할 수 있다. 구룡포 중심부의 역사 거리와 시장을 먼저 둘러본 뒤 장길리로 이동하거나 호미곶 방향 동해안 드라이브 중간에 들르는 방식이 효율적이다.

보릿돌교의 매력은 거대한 규모나 화려한 체험시설에 있지 않다. 육지에서 몇 분만 걸었을 뿐인데 시야 대부분이 바다로 바뀌고, 장길리 주민들이 생업을 이어가던 갯바위까지 직접 걸어갈 수 있다는 점이 이곳의 힘이다.

포항 장길리복합낚시공원 해안 전망시설과 바다
장길리복합낚시공원에는 보릿돌교와 함께 해안 전망시설과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이미지=여행레저신문

여행정보

  • 장소: 포항 장길리복합낚시공원 보릿돌교
  • 주소: 경북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동해안로 4376-28
  • 보릿돌교 길이: 170m
  • 운영: 연중무휴·상시 개방
  • 입장료: 무료
  • 문의: 054-284-1463
  • 권장 관람시간: 약 40분~1시간
  • 주의사항: 강풍·높은 파도·우천 뒤 젖은 보행로와 갯바위 미끄럼 주의
  • 연계 여행지: 구룡포항, 구룡포 일본인가옥거리, 호미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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