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래 기자 ㅣ 여행레저신문
에어프레미아가 미국 최대 규모의 국내선 네트워크를 운영하는 사우스웨스트항공과 손잡았다. 인천에서 로스앤젤레스와 샌프란시스코, 호놀룰루까지 에어프레미아를 이용한 뒤 사우스웨스트항공으로 갈아타면 라스베이거스와 시카고, 휴스턴, 피닉스, 덴버, 포틀랜드, 내슈빌 등 한국에서 직항으로 가기 어려운 미국 도시까지 하나의 항공권으로 이동할 수 있다.
에어프레미아는 7월 8일 사우스웨스트항공과 인터라인 협약을 체결했다. 국내 항공사가 사우스웨스트항공과 인터라인을 맺은 것은 처음이며, 연계 항공권은 7월 말부터 여행사와 온라인 판매 채널을 통해 판매될 예정이다. 양사는 로스앤젤레스·샌프란시스코·호놀룰루를 공동 환승 관문으로 활용한다.
표면적으로는 항공사 간 연계운항 협약이지만 에어프레미아와 같은 중견 장거리 항공사에는 훨씬 큰 의미가 있다. 항공기를 추가로 도입하고 직접 노선을 개설하지 않고도 사우스웨스트항공이 운항하는 미국과 북중미 120여 개 노선에 접근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에어프레미아는 미국 서부의 몇 개 도시를 오가는 항공사에서 미국 내륙까지 연결하는 네트워크 항공사로 확장할 기회를 얻었다.
인터라인은 공동운항과 다르다
인터라인은 서로 다른 항공사의 항공편을 하나의 항공권으로 연결해 판매하는 가장 기본적인 항공사 간 협력이다. 인천에서 로스앤젤레스까지는 에어프레미아를 타고, 로스앤젤레스에서 피닉스까지는 사우스웨스트항공을 이용하더라도 두 구간을 한 번에 검색하고 하나의 여정으로 구매할 수 있다.
앞선 항공편의 지연으로 연결편을 놓쳤을 때도 구간별로 따로 구매한 항공권보다 재예약과 여정 보호를 받는 데 유리하다. 예약과 발권 기록이 하나의 여정으로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다만 실제 대체편 제공과 비용 부담은 항공권의 운임조건과 지연 원인, 각 항공사의 운송약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인터라인은 공동운항, 즉 코드셰어와는 다르다. 코드셰어는 한 항공사가 다른 항공사의 좌석을 자기 편명으로 판매하는 협력이다. 이번 협약은 에어프레미아 편명으로 사우스웨스트항공 항공편을 판매하거나 두 회사가 운임과 좌석을 공동 관리하는 단계가 아니다. 운항과 기내서비스는 각 항공사가 맡으며, 마일리지 프로그램도 처음부터 통합되지 않는다.
에어프레미아에 필요했던 것은 미국 국내선이었다
에어프레미아는 보잉 787-9 단일 기종을 활용해 장거리 노선을 운영한다. 미국에서는 로스앤젤레스와 샌프란시스코, 호놀룰루, 뉴욕·뉴어크, 워싱턴 덜레스에 취항해 동·서부 주요 거점을 확보했지만 보유 항공기 규모가 제한적인 만큼 미국 내륙 도시까지 직접 노선을 넓히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미국은 몇 개 대도시에 취항하는 것만으로 전체 시장을 확보하기 어려운 나라다. 한국 교민과 유학생, 기업 출장과 친지 방문 수요는 캘리포니아와 뉴욕뿐 아니라 텍사스, 애리조나, 콜로라도, 테네시, 오리건 등 넓은 지역에 흩어져 있다. 최종 목적지가 서부 관문도시가 아닌 승객에게는 국제선과 미국 국내선을 각각 예약해야 하는 불편이 컸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은 미국과 북중미 12개국 120개 공항을 운항하고 있으며 2025년 1억3400만 명 이상의 승객을 수송했다. 에어프레미아는 자사 항공기를 미국 내륙에 투입하지 않고도 이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 항공기를 늘리지 않고 판매 가능한 목적지를 확대한다는 점에서 이번 협약은 에어프레미아의 미국 노선 전략을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노선 수보다 연결 시간이 중요하다
‘120여 개 노선을 연결한다’는 숫자만으로 이번 제휴의 성공을 판단할 수는 없다. 실제 상품 경쟁력은 에어프레미아 항공편이 미국 관문공항에 도착한 뒤 사우스웨스트항공 연결편이 몇 시간 안에 출발하는지에 달려 있다.
환승시간이 지나치게 짧으면 입국심사와 세관, 수하물 수취와 재위탁을 마치지 못할 수 있다. 반대로 연결편까지 6~8시간을 기다려야 한다면 하나의 항공권이라는 장점은 크게 줄어든다. 가능한 항공편을 단순히 붙이는 데서 끝나지 않고 입국심사와 터미널 이동, 수하물 처리시간과 지연 가능성까지 반영해 실제 이용할 수 있는 여정을 판매해야 한다.
미국에 입국하는 국제선 승객은 첫 도착 공항에서 입국심사와 세관검사를 받아야 한다. 인천에서 에어프레미아를 타고 로스앤젤레스에 도착한 뒤 사우스웨스트항공 국내선으로 갈아타는 승객은 위탁수하물을 찾아 세관을 통과한 뒤 다시 맡겨야 한다. 반대 방향은 상대적으로 편리하다. 미국 국내 도시에서 사우스웨스트항공을 이용한 뒤 로스앤젤레스·샌프란시스코·호놀룰루에서 에어프레미아 국제선으로 환승할 경우 출발지에서 수하물을 인천까지 연결해 맡길 수 있다.
로스앤젤레스는 강하지만 복잡한 관문이다
세 공동 관문 가운데 가장 중요한 곳은 로스앤젤레스다. 에어프레미아의 대표적인 미국 노선이며 사우스웨스트항공의 국내선 선택지도 많아 라스베이거스와 피닉스, 덴버, 휴스턴, 시카고 등으로 연결하기에 유리하다.
그러나 로스앤젤레스국제공항은 국제선이 도착하는 톰브래들리 국제터미널과 사우스웨스트항공이 사용하는 터미널 사이의 이동, 입국심사와 수하물 수취까지 고려해야 해 환승이 단순한 공항은 아니다. 항공권이 한 장이라고 해서 승객과 수하물이 자동으로 다음 항공편에 실리는 것은 아니다.
에어프레미아는 예약 단계부터 터미널 지도와 이동방법, 권장 환승시간, 수하물 재위탁 위치를 한국어로 상세히 안내해야 한다. 항공사 간 전산 연결만큼 승객이 현장에서 헤매지 않도록 만드는 정보의 연결도 중요하다.
수하물 규정은 구매 전에 확인해야 한다
두 항공사의 수하물 정책도 같지 않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은 과거 무료 위탁수하물로 유명했지만 현재 미국 본토의 기본·일반운임에는 수하물 요금을 부과한다. 2026년 4월 9일 이후 발권하거나 변경한 Basic·Choice·Choice Preferred 운임은 편도 기준 첫 번째 위탁수하물 45달러, 두 번째 55달러가 적용된다. Choice Extra와 일부 회원등급은 무료 혜택이 있지만 제휴항공사를 통해 예약한 항공편에는 회원 수하물 혜택이 적용되지 않을 수 있다.
에어프레미아 국제선과 사우스웨스트 국내선이 결합된 항공권에 어느 항공사의 무료 수하물 허용량과 요금이 적용되는지는 실제 예약화면과 항공권 조건에서 확인해야 한다. 에어프레미아의 국제선 무료 수하물 기준이 미국 국내선 구간에도 적용되는지, 별도 요금이 붙는지, 초과수하물은 어느 항공사가 징수하는지를 판매 단계에서 명확하게 보여줘야 한다.
‘수하물이 최종 목적지까지 연결된다’는 것과 ‘추가 요금 없이 연결된다’는 것은 다른 문제다. 안내가 부족하면 항공권 가격은 저렴해 보여도 첫 번째 가방 45달러, 두 번째 가방까지 맡길 경우 편도 100달러가량의 예상하지 못한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사우스웨스트에도 아시아 연결망이 필요했다
이번 제휴는 에어프레미아만을 위한 협력이 아니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은 오랫동안 미국 국내선에 집중하며 다른 항공사와의 국제선 제휴에 소극적이었지만 2025년 아이슬란드항공을 시작으로 아시아와 유럽 항공사들과 인터라인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에어프레미아는 공식 제휴 목록상 아홉 번째 국제선 파트너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은 자체 장거리 항공기를 도입하지 않고도 한국과 동아시아에서 들어오는 여행자를 미국 국내선 네트워크로 유치할 수 있다. 에어프레미아에는 미국 국내선망이 필요하고 사우스웨스트항공에는 태평양을 건너오는 국제선 승객이 필요하다. 항공동맹에 가입하지 않은 두 회사가 필요한 시장을 선택적으로 연결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에어프레미아의 다음 과제는 ‘판매 가능한 연결’이다
이번 제휴로 에어프레미아의 노선도에는 미국과 북중미 120여 개 노선이 새롭게 연결된다. 그러나 실제 성과는 몇 개 노선을 연결할 수 있느냐가 아니라 그중 몇 개가 경쟁력 있는 가격과 시간으로 판매되느냐에서 결정된다.
인천에서 라스베이거스까지 기존 항공사보다 저렴하면서도 환승시간이 합리적인지, 휴스턴과 덴버·피닉스 등 교민과 기업 수요가 있는 도시의 연결편이 안정적으로 제공되는지, 결항 때 어느 항공사가 대체편을 마련하는지가 중요하다. 여행사와 온라인 예약사이트에서 연계 운임이 쉽게 검색돼야 하고 에어프레미아 홈페이지에서도 미국 관문도시가 아닌 최종 도시까지 입력할 수 있어야 한다.
연계 항공권은 에어프레미아와 제3자 예약 채널에서 판매될 예정이며 사우스웨스트항공 홈페이지의 직접 판매 계획은 아직 안내되지 않았다. 연결편의 스케줄과 수하물, 고객센터 대응이 불편하다면 승객은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기존 대형 항공사의 네트워크를 선택할 수 있다.
작은 항공사는 네트워크로 커진다
에어프레미아가 대한항공과 같은 대형 항공사의 항공기 수와 글로벌 동맹 네트워크를 단기간에 갖추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장거리 몇 개 노선을 오가는 데 머물러서는 성장에도 한계가 있다.
사우스웨스트항공과의 협력은 항공기 수를 크게 늘리지 않고 네트워크를 확대하는 현실적인 선택이다. 미국행 승객에게는 최종 목적지까지 한 번에 구매할 수 있는 편의를 제공하고, 에어프레미아에는 서부 관문 이후의 수요를 확보할 길을 열어준다.
이번 제휴는 에어프레미아가 미국 노선을 몇 개 더 얻은 사건이 아니다. 직접 취항한 도시만 판매하는 항공사에서 다른 항공사의 노선을 연결해 하나의 여행을 판매하는 항공사로 넘어가는 첫 시험이다.
항공사의 크기는 보유한 항공기 수로 결정되지만, 여행자가 체감하는 항공사의 크기는 어디까지 연결해 줄 수 있는가에서 결정된다.
여행레저신문 Copyrights ⓒ The Travel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산업분석] 대한항공, 엔진 정비·조종사 훈련 인프라 확장… 메가 캐리어 시대 ‘안전 기반’ 넓힌다 Large aircraft engine mounted inside Korean Air’s engine test cell facility in Incheon](https://img.thetravelnews.co.kr/2026/04/사진-4-1-324x160.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