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재 기자 ㅣ 여행레저신문
스리랑카가 한국인 관광객에게 30일 관광비자를 무료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스리랑카 이민청은 2026년 5월 25일부터 한국을 포함한 40개국 국민이 30일짜리 관광 ETA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고 고시했다. 한국인은 대상국 명단에 포함됐고, 해당 ETA는 30일 유효기간 안에서 이중 입국이 가능하다. 다만 완전한 무비자 입국은 아니다. 여행 전 전자여행허가, 즉 ETA 신청은 여전히 필요하다.
이번 조치는 한국 여행시장에 보내는 분명한 신호다. 스리랑카는 올해 서울국제관광전 참가와 서울·부산 로드쇼를 통해 한국 여행업계와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현지 관광 셀러들이 한국을 직접 찾아 여행사, 랜드사, 항공·관광 관계자와 만나는 방식이다. 스리랑카 관광청의 Mega Roadshow 2026도 서울과 부산에서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인 방문객은 아직 미미한 숫자, 그나마 최근에는 줄었다
문제는 숫자다. 스리랑카 관광개발청의 2026년 4월 통계에 따르면 스리랑카 전체 관광객은 1~2월 강한 회복세를 보였지만 3월과 4월에는 중동 항공노선 불안 등의 영향으로 감소했다. 2026년 1~4월 누적 입국자는 87만6,277명이다. 같은 기간 한국인 방문객은 4,596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11.1% 줄었다. 4월 한 달만 보면 한국인 방문객은 471명에 그쳤고, 전년 동월 대비 19.3% 감소했다.
비자 면제는 분명히 긍정적이다. 1인당 50달러 안팎의 비용 부담이 사라지면 가족여행, 허니문, 장기 체류 여행, 몰디브 경유 여행객에게는 심리적 장벽이 낮아진다. 과거에는 몰디브를 가는 한국 여행객이 콜롬보를 경유하더라도 스리랑카 내륙 여행으로 쉽게 이어지지 못했다. 비자 비용과 절차가 작은 불편처럼 보이지만, 패키지 상품과 개별여행 선택 과정에서는 실제 이탈 요인이 될 수 있었다.
비자비보다 큰 문제는 항공권 가격과 상품 경쟁력
그러나 비자비 50달러를 없앴다고 한국시장이 곧바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한국에서 스리랑카로 가는 항공권은 여전히 부담이 크다. 스리랑칸항공 공식 예약 화면 기준 서울~콜롬보 왕복 이코노미 최저 운임은 2026년 6~9월에도 118만 원대부터 제시되고 있다. 운임은 시점에 따라 달라지지만, 동남아 주요 휴양지와 직접 비교되는 한국시장에서는 가격 설득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
스리랑카의 관광 자원 자체는 약하지 않다. 시기리야, 캔디, 갈레, 누와라엘리야, 얄라 국립공원, 남부 해변, 아유르베다, 홍차 문화까지 한 나라 안에 문화유산·자연·휴양·웰니스가 모두 있다. 문제는 이 자원을 한국 소비자의 구매 방식에 맞게 다시 포장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 여행자는 이제 단순한 설명회, 전통공연, 여행사 상담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항공권 가격, 여행 동선, 안전 정보, 숙소 수준, SNS에서 바로 확인되는 실제 경험, 짧은 영상 콘텐츠가 함께 작동해야 한다.

로드쇼 이후가 더 중요하다
스리랑카의 한국 마케팅은 아직 여행사 중심의 과거 방식에 머무는 인상이 강하다. 로드쇼는 필요하지만, 로드쇼만으로는 부족하다. 한국 소비자를 직접 겨냥한 디지털 캠페인, 허니문·웰니스·시니어 장기체류·사진여행·골프 연계 상품, 몰디브 경유객을 콜롬보 1~2박 체류로 유도하는 스톱오버 상품이 함께 설계돼야 한다. 특히 부산 로드쇼는 단순 지방 행사가 아니라 영남권 해외여행 수요와 연결하는 별도 전략으로 다뤄야 한다.
이번 무료 ETA 시행은 스리랑카가 한국시장에 다시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하지만 한국인 방문객 수가 아직 작은 상태에서 비자 면제만 앞세우는 홍보는 한계가 분명하다. 스리랑카가 한국시장에서 다시 선택받으려면 비자가 무료라는 메시지보다 왜 지금 스리랑카에 가야 하는가를 더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가격, 항공, 상품, 콘텐츠가 함께 바뀔 때 비자 면제는 실제 방문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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