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오슝 관광, 대만 남부 항구도시에서 아시아 캠페인 도시로 부상

대만 가오슝이 새로운 국제 관광 브랜드 ‘KEEP VIBRANT KAOHSIUNG’을 앞세워 한국, 일본, 베트남, 말레이시아 시장 공략에 나섰다. 항구와 강, 예술지구, 불교문화, 해변을 결합한 도시여행 동선으로 아시아 여행객을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대만 가오슝 항구와 도심 수변 풍경
가오슝은 항구와 강, 현대적 도시 풍경을 함께 갖춘 대만 남부의 대표 관광도시로 주목받고 있다.

여행레저신문 ㅣ 김정호기자

대만 남부의 항구도시 가오슝이 국제 관광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가오슝시 관광국은 새로운 국제 관광 브랜드 ‘KEEP VIBRANT KAOHSIUNG’을 공개하고 한국, 일본, 베트남, 말레이시아를 중심으로 도시 이미지 캠페인을 본격화했다.

이번 캠페인의 핵심은 가오슝을 단순한 대만 남부의 관문이 아니라, 해양도시와 문화도시, 현대적 라이프스타일 여행지가 결합된 목적지로 재정의하는 데 있다. 산과 바다, 강과 항구가 한 도시에 모여 있고, 치진 해변과 러브 리버, 보얼예술특구, 웨이우잉 국가예술문화센터, 롄츠탄, 포광산까지 하루 또는 이틀 일정으로 엮을 수 있다는 점이 가오슝의 경쟁력으로 부각되고 있다.

가오슝은 그동안 타이베이에 비해 한국 여행객에게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도시였다. 그러나 최근 대만 재방문 수요가 늘고, 대도시 안에서 해변과 예술, 야시장과 문화유산을 함께 즐기려는 여행 패턴이 확산되면서 가오슝의 위치도 달라지고 있다. 특히 부산 서면역을 한국 캠페인의 주요 거점으로 삼은 점은 눈에 띈다. 부산과 가오슝은 모두 남부의 항구도시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으며, 도시 이미지와 여행 감성에서도 연결 지점을 만들기 쉽다.

가오슝시 관광국은 이번 브랜드에 세 가지 색의 이미지를 부여했다. 오션 블루는 항구도시의 정체성과 해양성을, 패셔닛 오렌지는 현지인의 따뜻함과 환대를, 모던 퍼플은 창의성과 기술, 미래 도시의 이미지를 담는다. 도시관광 브랜드를 단순한 로고 교체가 아니라, 가오슝의 여행 경험을 설명하는 시각 언어로 정리한 셈이다.

캠페인 영상도 여행객 유형별로 구성됐다. 서양인 배낭여행객, 아시아 신혼부부, 무슬림 가족을 각각 주인공으로 세워 ‘가오슝에서의 하루’를 보여준다. 이는 가오슝이 젊은 자유여행객, 커플·허니문 수요, 가족여행과 무슬림 친화 여행까지 동시에 겨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도시 안에서는 예술지구와 공연장, 강변과 항구가 연결되고, 외곽으로는 불교문화와 산악 생태, 원주민 마을까지 확장된다.

한국 여행시장에서 가오슝은 충분히 다시 볼 만한 목적지다. 타이베이 중심의 대만 여행이 익숙해진 여행객에게 가오슝은 다른 속도의 대만을 보여준다. 낮에는 치진에서 바닷바람을 맞고, 오후에는 보얼예술특구와 러브 리버 일대를 걷고, 저녁에는 야시장과 수변 야경으로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다. 여기에 롄츠탄과 포광산을 더하면 전통문화와 종교문화가 결합된 남부 대만의 색이 뚜렷해진다.

가오슝의 이번 행보는 아시아 관광도시 간 경쟁이 얼마나 세밀해졌는지도 보여준다. 캠페인 메시지는 국가별로 다르게 설계됐다. 한국에서는 ‘대만감성·활기찬 가오슝’, 일본에서는 ‘대만-일본 우정·열정의 가오슝’, 베트남에서는 ‘체크인 가오슝’, 말레이시아에서는 ‘리아 가오슝’을 내세운다. 같은 도시를 홍보하더라도 시장별 감성과 소비 방식을 따로 읽겠다는 전략이다.

가오슝시 관광국은 이번 캠페인이 연간 2800만 명 이상에게 노출될 것으로 보고 있다. 광고는 부산 서면역, 오사카 도톤보리, 호찌민시 더 카페 아파트먼트, 쿠알라룸푸르 주요 쇼핑 지구 등 유동 인구가 많은 장소에 배치됐다. 온라인 영상과 옥외광고, 도시별 현지화 슬로건을 결합해 가오슝이라는 이름을 아시아 주요 여행시장에 반복적으로 각인시키는 방식이다.

가오슝의 강점은 ‘한 가지 상징’에만 기대지 않는다는 데 있다. 대만 남부 최대급 도시 인프라와 항구, 예술·공연장, 야시장, 해변, 종교문화, 원주민 문화가 복합적으로 움직인다. 여행객 입장에서는 대도시의 편의성과 지방도시의 여유를 동시에 경험할 수 있고, 관광업계 입장에서는 짧은 일정의 자유여행 상품부터 허니문, 가족여행, 문화·예술 테마 상품까지 확장 가능성이 있다.

가오슝이 한국시장에서 얼마나 빠르게 자리 잡을지는 항공 접근성과 여행사 상품 구성, 온라인 콘텐츠 확산 속도에 달려 있다. 다만 이번 캠페인은 가오슝이 더 이상 ‘타이베이 다음 도시’에 머물지 않겠다는 신호로 읽힌다. 대만 남부의 항구도시는 이제 아시아 여행객을 향해 스스로를 활기찬 도시관광 목적지로 다시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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