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관광청, 66번 국도부터 해안도로까지 미국 로드트립 명소 소개

미국관광청이 66번 국도와 퍼시픽 코스트 하이웨이, 오버시즈 하이웨이, 국립공원 산악도로, 음악·미식 트레일 등 미국 전역의 로드트립 명소를 소개했다. 길 위에서 역사와 자연, 지역 문화와 음식을 함께 경험하는 여행 방식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미국 66번 국도 사막 고속도로와 로드트립 풍경
미국관광청은 66번 국도부터 퍼시픽 코스트 하이웨이, 오버시즈 하이웨이까지 미국 전역의 로드트립 명소를 소개했다.

여행레저신문 ㅣ 김정호기자

미국 여행에서 ‘길’은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다. 사막을 가로지르는 고속도로, 태평양을 따라 굽이치는 해안도로, 작은 마을의 다이너와 네온사인, 국립공원으로 이어지는 산악도로는 그 자체로 여행의 목적지가 된다. 미국관광청이 66번 국도부터 해안도로, 역사 도로, 문화 트레일, 미식 루트까지 미국 전역에서 즐길 수 있는 로드트립 여행지를 소개했다.

미국관광청 청장 겸 CEO인 프레드 딕슨은 로드트립을 미국 여행의 정신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경험으로 설명했다. 그는 여행자가 자신의 속도로 이동하며 각 지역을 특별하게 만드는 풍경과 사람, 지역 문화를 만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로 미국 로드트립은 해외 여행객이 미국을 찾는 주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가장 상징적인 길은 66번 국도다. Route 66은 시카고에서 샌타모니카까지 이어지는 미국 로드트립의 대표 노선으로, ‘어머니의 길’이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약 2,500마일에 이르는 이 길은 일리노이, 미주리, 캔자스, 오클라호마, 텍사스, 뉴멕시코, 애리조나, 캘리포니아 등 8개 주를 지난다. 도로 주변에는 레트로 다이너, 빈티지 모텔, 네온사인, 자동차 문화, 소도시의 풍경이 남아 있어 미국 도로 여행의 원형을 느끼게 한다.

캘리포니아 퍼시픽 코스트 하이웨이 해안도로 풍경
캘리포니아 퍼시픽 코스트 하이웨이는 태평양 절벽과 해안 마을, 레드우드 숲을 따라 이어지는 미국 대표 드라이브 코스다.

2026년은 66번 국도 개통 100주년을 맞는 해다. 브랜드 USA는 이를 계기로 루트 66의 박물관, 로드사이드 명소, 지역 음식, 숙박 시설 등을 다시 조명하고 있다. 오클라호마 엘크시티의 내셔널 루트 66 박물관, 텍사스 애머릴로의 미드포인트 카페, 샌타모니카 피어의 ‘End of the Trail’ 표지판 등은 길 위의 미국을 상징하는 장소로 꼽힌다.

해안 로드트립을 원한다면 캘리포니아 퍼시픽 코스트 하이웨이가 먼저 떠오른다. 캘리포니아 하이웨이 1번으로도 알려진 이 길은 태평양 절벽과 해안 마을, 빅서, 몬터레이, 샌루이스오비스포 카운티를 따라 이어진다. 바다와 절벽, 숲과 마을이 반복되는 풍경은 미국 서부 여행의 강렬한 이미지를 만든다.

플로리다 오버시즈 하이웨이는 전혀 다른 해안 드라이브를 보여준다. 미국 1번 국도의 최남단 구간인 이 도로는 플로리다 본토에서 키웨스트까지 이어지며, 42개의 다리와 청록빛 바다를 지나간다. 특히 세븐마일 브리지는 오버시즈 하이웨이를 대표하는 장면으로, 바다 위를 달리는 듯한 개방감을 선사한다.

대륙 횡단형 로드트립도 미국 여행의 큰 매력이다. 미국 20번 국도는 보스턴에서 오리건 뉴포트까지 3,300마일 이상 이어지는 미국 최장 도로로 알려져 있다. 링컨 하이웨이는 뉴욕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 이어지는 미국 최초의 대륙횡단 고속도로로, 필라델피아, 피츠버그, 시카고, 오마하, 솔트레이크시티, 리노 등을 지난다. 도시와 평원, 산악지대, 사막을 한 번의 여정에서 만나는 길이다.

미국 국립공원 산악도로를 달리는 로드트립 풍경
미국 로드트립은 사막과 해안뿐 아니라 국립공원, 산악도로, 강변 도로, 숲길까지 지역별 풍경을 폭넓게 경험할 수 있다.

자연경관을 따라가는 도로도 강렬하다. 몬태나주의 고잉투더선 로드는 글레이셔 국립공원을 가로지르는 대표 산악도로로, 빙하와 폭포, 로건 패스, 맥도널드 호수, 세인트메리 호수 등을 지난다. 콜로라도의 밀리언 달러 하이웨이는 실버턴과 우레이 사이를 잇는 산악 도로로, 절벽과 고지대 풍경이 이어진다. 트레일 릿지 로드는 로키마운틴 국립공원을 관통하며 해발 3,600m가 넘는 고지대 풍경을 보여준다.

숨은 명품 코스도 있다. 테네시와 노스캐롤라이나 경계의 테일 오브 더 드래곤은 짧은 구간에 수백 개의 커브가 이어져 드라이브 애호가들에게 유명하다. 버지니아의 스카이라인 드라이브는 섀넌도어 국립공원을 따라 블루리지 산맥 능선을 달린다. 아칸소와 오클라호마를 잇는 탈리메나 시닉 바이웨이는 와치타 국립산림의 능선과 숲을 따라 이어진다.

길 위에서 만나는 미국은 자연만이 아니다. 나체즈 트레이스 파크웨이는 아메리카 원주민과 초기 정착민들이 오가던 길을 따라 이어지고, 미시시피 블루스 트레일은 미국 블루스 음악의 뿌리를 따라간다. 버지니아의 크루키드 로드는 컨트리 음악의 역사와 연결된다. 루이지애나의 크리올 네이처 트레일은 걸프 코스트의 습지, 야생동물 보호구역, 해안 문화를 함께 보여준다.

미식 여행 역시 로드트립의 중요한 축이다. 버몬트 치즈 트레일에서는 장인 치즈와 목장 문화를 만날 수 있고, 뉴욕 허드슨 밸리에서는 과수원과 농장 체험이 이어진다. 켄터키 버번 트레일은 미국 버번 문화를 대표하며, 텍사스의 록하트, 테일러, 오스틴, 엘긴 등은 바비큐 여행지로 유명하다. 자동차로 이동하며 지역의 맛을 따라가는 방식은 미국 로드트립을 더 풍성하게 만든다.

계절마다 달라지는 풍경도 미국 로드트립의 매력이다. 뉴햄프셔 캔카마구스 하이웨이는 가을 단풍으로 유명하고, 텍사스 힐 컨트리의 윌로우 시티 루프는 봄 야생화로 물든다. 여름에는 콜로라도 크레스티드 뷰트가 고산 야생화로 여행객을 맞고, 사우스다코타 니들스 하이웨이는 블랙 힐스의 화강암 지형과 좁은 터널이 어우러진 절경을 보여준다.

미국 로드트립은 빠르게 많은 도시를 찍고 이동하는 여행과 다르다. 길 위의 작은 마을, 지역 식당, 오래된 표지판, 국립공원 입구, 해안의 전망대, 음악이 흐르는 바를 천천히 만나는 방식에 가깝다. 목적지보다 과정이 중요하고, 같은 길이라도 계절과 동행자, 이동 속도에 따라 다른 여행이 된다.

미국관광청의 이번 로드트립 소개는 2026년 Route 66 100주년과 맞물려 미국 여행의 고전적인 매력을 다시 꺼내는 흐름이다. 항공으로 도시를 연결하는 여행도 좋지만, 미국의 넓이와 지역성을 체감하려면 결국 길 위에 서야 한다. 66번 국도의 네온사인부터 태평양 해안도로의 절벽, 로키산맥의 고지대 도로, 남부의 음악과 바비큐까지 미국의 풍경은 여전히 도로 위에서 가장 생생하게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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