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레저신문 ㅣ 김정호기자
에어프랑스가 비행 전 라운지 경험을 프렌치 다이닝으로 확장한다. 에어프랑스는 프렌치 요리의 대가이자 비스트로노미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이브 캉드보르드(Yves Camdeborde) 셰프와 협업해 파리 샤를 드 골 공항 장거리 노선 라운지에 신메뉴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이번 신메뉴는 파리 샤를 드 골 공항 2E 터미널 K·L·M 홀에 위치한 장거리 노선 라운지에서 점심과 저녁 시간대에 제공된다. 메뉴는 계절에 따라 새롭게 구성되며, 글로벌 케이터링 파트너 소덱소 라이브(Sodexo Live!)와 협업해 개발됐다.
에어프랑스가 라운지 미식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분명하다. 장거리 비행 고객에게 공항 라운지는 단순한 대기 공간이 아니다. 탑승 전 몸을 쉬게 하고, 업무를 정리하고, 식사를 하며 여정을 준비하는 첫 번째 프리미엄 서비스 공간이다. 기내 서비스가 하늘 위에서 브랜드 경험을 완성한다면, 라운지는 지상에서 그 경험을 먼저 열어주는 장소다.

에어프랑스 라운지는 지속가능한 미식을 바탕으로 프랑스 미식의 정수를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캐주얼 프렌치 레스토랑을 뜻하는 브라세리와 파리 카페에서 영감을 받은 공간에서 시간대별로 다른 메뉴를 구성하고, 프랑스 대표 요리를 라운지 환경에 맞게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 협업 메뉴에는 라따뚜이를 곁들인 레몬 설탕절임 치킨, 셀러리악 케이크와 대구·민대구·훈제 송어, 시금치와 모차렐라, 호두를 넣고 양송이버섯과 구운 파스닙을 올린 크리미 라자냐가 포함됐다. 에어프랑스는 캉드보르드 셰프의 요리 철학을 반영해 메뉴를 간결하면서도 진정성 있는 프렌치 요리로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브 캉드보르드 셰프는 프랑스 미식계에서 비스트로노미 흐름을 이끈 인물로 꼽힌다. 비스트로노미는 고급 레스토랑의 정교함과 비스트로의 편안함을 결합한 방식으로, 격식은 낮추되 식재료와 조리의 완성도는 유지하는 프랑스 현대 미식의 중요한 흐름이다. 라운지라는 공간은 바로 이 접근과 잘 맞는다. 고객은 짧게 머물 수도 있고, 환승 중 여유롭게 식사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캉드보르드 셰프는 “라운지에서 즐기는 다이닝은 고객 여정의 길고 짧음과 관계없이 여행 경험을 완성하는 중요한 요소”라며 “에어프랑스 고객들이 이동 중에도, 혹은 여유로운 시간 속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지역 식재료를 활용해 지역 특색을 담은 진정성 있는 요리를 다양하게 준비했다”고 말했다.
디저트는 프랑스 대표 파티세리 브랜드 르노트르(Lenôtre)가 맡았다. 초콜릿과 헤이즐넛 슬라이스는 부드러운 초콜릿 무스, 코코아 비스킷 베이스, 바삭한 퍼프 페이스트리로 구성돼 초콜릿의 풍미를 살린다. 프랑스 미식에서 디저트는 단순한 마무리가 아니라 식사의 완성도를 좌우하는 요소다. 에어프랑스가 셰프 메뉴와 함께 르노트르 디저트를 배치한 것도 라운지 다이닝을 하나의 완결된 경험으로 만들기 위한 구성으로 볼 수 있다.
이번 메뉴는 장거리 노선 라운지 이용객을 대상으로 한다. 에어프랑스의 파리 샤를 드 골 공항 2E 터미널 라운지는 장거리 국제선 승객의 주요 접점이다. K·L·M 홀 라운지에서 프랑스 요리와 디저트를 계절별로 제공하는 방식은 프랑스 출발 또는 환승 고객에게 ‘파리를 떠나기 전 마지막 미식 경험’을 제공하는 의미도 갖는다.
항공사 라운지 경쟁은 최근 더 정교해지고 있다. 넓은 좌석과 샤워 시설, 와이파이, 휴식 공간만으로는 차별화가 쉽지 않다. 프리미엄 고객은 공항에 머무는 시간마저 여행의 일부로 인식한다. 그래서 항공사들은 라운지에서 지역 미식, 셰프 협업, 지속가능한 식재료, 현지 브랜드를 활용해 목적지의 정체성과 브랜드 경험을 강화하고 있다.
에어프랑스의 이번 협업은 프랑스 국적 항공사라는 브랜드 정체성을 라운지 미식으로 풀어낸 사례다. 프랑스는 항공 여정의 출발지이자 환승지일 뿐 아니라, 미식 그 자체가 여행 목적이 되는 나라다. 이브 캉드보르드 셰프의 메뉴와 르노트르 디저트는 그런 프랑스성을 탑승 전 경험으로 옮긴 장치다.
특히 장거리 노선 고객에게 라운지 식사는 시간 관리와 피로도에 직접 영향을 준다. 비행 전 충분히 식사하고 휴식하면 기내에서는 잠을 자거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 반대로 라운지에서 가볍고 만족도 높은 메뉴를 선택할 수 있다면 환승 여정의 부담도 줄어든다. 에어프랑스가 “이동 중에도, 여유로운 시간 속에서도 즐길 수 있는 요리”를 강조한 배경이다.
이번 신메뉴는 프리미엄 항공 서비스의 경쟁 무대가 기내에서 공항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항공권을 구매한 고객은 비행기 좌석만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예약 순간부터 공항, 라운지, 탑승, 기내, 도착 이후까지 이어지는 전체 여정을 경험한다. 에어프랑스는 그 여정의 시작점에 프렌치 다이닝을 배치해 브랜드의 미식 이미지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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