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레저신문 ㅣ 김미래기자
여행지를 선택하는 기준이 유명 관광지와 숙박 가격만으로 결정되던 시대에서 빠르게 벗어나고 있다. 피부 상태를 관리하기 위해 휴양지를 고르고, 좋아하는 판타지 세계와 닮은 풍경을 찾아가며, 달의 변화와 천문 현상에 맞춰 출발 날짜를 정하는 여행자가 등장했다.
부킹닷컴이 공개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주목 여행지 6곳도 이런 변화를 보여준다. 이번 목록에는 호주 포트 더글라스, 태국 코사무이, 베트남 무이네, 일본 다카야마, 인도 라다크와 강원 영월이 포함됐다.
이는 여행지의 인기 순위를 매긴 결과라기보다 부킹닷컴의 2026 여행 트렌드와 2026 트래블러 리뷰 어워즈 자료를 바탕으로 각 흐름에 어울리는 목적지를 연결한 제안에 가깝다.

포트 더글라스, 낯선 사람과 이동을 나누는 로드트립
호주 퀸즐랜드의 포트 더글라스는 자유로운 이동과 여행자 간 교류를 결합한 열린 로드트립의 목적지로 소개됐다.
케언즈에서 자동차로 이동할 수 있는 포트 더글라스는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와 데인트리 열대우림 사이에 자리한다. 산호초 바다와 열대우림, 현지 미식과 예술을 하나의 자동차 여행으로 연결하기 좋다.
로드트립은 정해진 일행과 목적지를 이동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이동 과정에서 새로운 동행을 만나고 차량과 경비, 현지 경험까지 나누는 사회적 여행으로 넓어지고 있다.

코사무이, 피부 관리가 여행 목적이 되는 글로우케이션
태국 코사무이는 피부 관리와 휴양을 결합한 글로우케이션 여행지로 선정됐다.
글로우케이션은 기존 웰니스 여행에서 한 단계 나아가 피부 상태와 기후, 수면과 생활 습관에 맞춘 관리 프로그램을 여행 일정에 포함하는 방식이다.
코사무이는 열대 해변과 정글, 스파 시설이 함께 있어 페이셜 트리트먼트와 태국 마사지, 요가와 명상, 폭포 탐방을 연결하기 좋다.

무이네, 현실에서 만나는 로맨타지 풍경
베트남 무이네는 로맨스와 판타지를 결합한 로맨타지 여행 흐름을 대표한다.
무이네에는 붉은 모래언덕과 흰 모래언덕, 얕은 물길을 따라 걷는 요정의 샘, 야자수가 늘어선 해안이 펼쳐진다. 사막과 바다, 독특한 암석 지형이 가까운 거리에서 교차한다.
로맨타지 여행은 아름다운 풍경을 보는 데서 그치지 않고 판타지 소설이나 영화의 등장인물이 된 듯한 공간과 이야기, 체험에 몰입하는 여행에 가깝다.

다카야마, 냉장고와 식탁에 남는 여행 기념품
일본 기후현 다카야마는 지역의 맛과 공예를 집으로 가져오는 팬트리 기념품 여행과 연결됐다.
에도시대 거리 풍경이 남은 산마치에는 전통 목조 상점과 사케 양조장, 공예점이 이어진다. 히다 목공예품과 지역 사케, 된장과 절임 식품 등은 지역의 장인정신과 식문화의 이야기를 함께 전한다.
다카야마는 2026 트래블러 리뷰 어워즈에서 전 세계 가장 환영받는 도시 10곳 중 하나로도 선정됐다.

라다크, 소리와 화면을 줄이는 자연 교감 여행
인도 북부 히말라야의 라다크는 빠른 이동과 많은 관광지를 소비하는 여행과 반대편에 놓인 목적지다.
해발 약 3500m의 고산지대에는 황량한 계곡과 설산, 빙하 호수가 이어진다. 틱세와 헤미스 같은 사원, 인더스강 주변의 트레일과 고산 마을을 따라가면 도시에서는 느끼기 어려운 고요를 만날 수 있다.
다만 고도가 높고 지역 간 이동거리가 길어 고산 적응과 건강 상태, 도로 여건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영월, 달과 별을 따라가는 국내 천문 여행
한국에서는 강원 영월이 천문 현상과 여행을 연결하는 별들에게 물어보는 여행의 목적지로 이름을 올렸다.
별마로천문대가 있는 봉래산 일대는 천체 관측과 영월 야경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낮에는 동강과 청령포 등 자연·역사 명소를 둘러보고 밤에는 천문대나 별빛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일정으로 연결할 수 있다.
이는 과학적인 천체 관측과 점성술적 관심이 동일하다는 의미가 아니다. 여행자가 밤하늘과 천문 현상, 개인적인 의미를 연결해 목적지와 출발 시기를 선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인기 명소보다 내가 원하는 경험이 먼저
이번 6개 여행지는 열대 해안과 사막, 일본 산간 도시, 히말라야 고원, 강원도의 작은 도시까지 서로 다른 목적지로 구성됐다.
이들을 묶는 기준은 지역이나 거리, 가격이 아니라 여행자의 관심사다. 누구와 이동을 나눌 것인지, 어떤 관리를 받을 것인지, 어떤 세계관에 몰입하고 무엇을 집으로 가져올 것인지가 목적지 선택에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
영월이 코사무이와 무이네, 다카야마, 포트 더글라스, 라다크와 나란히 소개된 것도 이런 변화 덕분이다. 세계적인 대도시가 아니더라도 특정 경험이 분명한 지역이라면 새로운 여행 수요를 끌어낼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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