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가온 기자 ㅣ 여행레저신문 트래블가이드 칼럼 시리즈 3편
페리는 프랄린을 떠나 천천히 라디그를 향해 나아갔다.
바다는 잔잔했고, 구름은 낮았으며, 섬의 윤곽은 거의 드러나지 않은 채로 조금씩 다가왔다.
멀리 보이는 회색 바위 능선과 야자수, 그 아래 조용히 자리 잡은 해변.
라디그(La...
이만재 기자 ㅣ 여행레저신문 트래블가이드 칼럼 시리즈 2편
마헤섬을 떠나는 아침
작은 프로펠러 비행기가 진동을 남기며 천천히 떠올랐다.
창 아래 펼쳐지는 인도양은 유리처럼 평평했고, 섬들은 바다 위의 점처럼 흩어져 햇살을 반사하고 있었다.
20여 분 뒤, 세이셸의 두 번째 섬, 프랄린(Praslin)에...
이만재 기자 ㅣ 여행레저신문 트래블가이드 칼럼 시리즈 4편
“죽기 전에 가봐야 할 곳”이라 불렸던, 그러나 아무도 모르는 그곳
세이셸.
CNN이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50곳” 중 하나로 꼽았던 그 곳.
영국의 찰스 황태자(현 찰스 3세)가 다이애나비와 신혼여행을 보낸 섬으로...
김미래 기자 ㅣ 여행레저신문 몰타 본섬에서 페리를 타고 20여 분, 고조섬에 도착하면 풍경은 갑자기 고요해진다. 해안선을 따라 펼쳐진 돌담과 들판, 그리고 시간조차 멈춘 듯한 고즈넉한 언덕마을 Xagħra(샤라). 이곳은 관광지이기 이전에 누군가의 삶이 이어져 온 곳이다. 천천히...
영덕 관어대는 해발 183m 상대산 정상에서 고래불해수욕장과 영해평야, 송천강을 동시에 내려다보는 동해안 전망지다. 고려 말 목은 이색이 이곳 풍경을 글로 남겼고, 고래불이라는 지명도 관어대에서 바라본 바다와 연결된다. 2026년에는 전동카트와 모노레일이 운행을 시작해 긴 오르막이 부담스러웠던 가족과 부모님 동반 여행객도 정상 가까이 접근할 수 있게 됐다.
군위 화산산성 전망대는 해발 700~800m 화산마을 능선에서 군위댐과 겹겹의 산줄기를 내려다보는 고원 전망지다. 풍차전망대와 하늘전망대 주변에는 고랭지 밭이 펼쳐지고, 아래 숲에는 1709년 축성을 시작했다가 흉년으로 완성하지 못한 화산산성 수구문과 성벽이 남아 있다. 차로 정상 가까이 접근할 수 있어 큰 산행 없이 높은 산 전망을 만나는 곳이다.
서천 판교는 1930년 장항선 판교역 개통과 함께 사람들이 몰려들며 성장했던 마을이다. 역이 옮겨가고 상권이 쇠퇴한 뒤 장미사진관, 일광상회, 판교극장 등 옛 건물이 골목에 남았다. 현재 현암리 일대는 국가등록문화유산 근대역사문화공간으로 지정돼 옛 간판과 상점, 문화공간을 걸어서 둘러볼 수 있다.
제천 배론성지는 산으로 둘러싸인 깊은 골짜기 안에 황사영 백서 토굴, 국내 최초 신학교로 평가되는 성요셉 신학교, 최양업 신부 묘소가 함께 남아 있는 곳이다. 종교 유적이라는 이유만으로 지나치기엔 연못과 다리, 정원과 단풍길의 풍경도 좋다. 신앙 여부와 관계없이 한국 근대사와 천주교 박해의 흔적을 천천히 걸으며 읽을 수 있는 역사 산책지로, 가을이면 사진 여행지로도 손색이 없다.
울산 외고산 옹기마을은 전국 최대 옹기 집산지로 꼽히는 생활형 전통문화 마을이다. 울산옹기박물관에는 세계 최대 옹기와 약 300점의 옹기가 전시되고, 마을 안에서는 장인 공방과 가마, 옹기 제작 현장까지 이어진다. 박물관 관람만으로 끝내기보다 마을 전체를 걸어야 이곳의 진짜 모습이 보인다.
곡성 침실습지는 섬진강 중류 약 203만㎡에 형성된 국가습지보호지역이다. 물버들 군락과 작은 물길이 섬처럼 이어지고 수달, 삵 등 멸종위기 야생동물이 서식한다. 붉은 탐방 데크를 따라 걷거나 이른 아침 물안개와 해질 무렵 반영을 보는 것이 이곳을 제대로 만나는 방법이다.
강진 백운동원림은 월출산 남쪽 자락에 숨어 있는 조선시대 별서정원이다. 1678년 이전 이담로가 조성했고, 강진 유배 중 이곳을 찾은 정약용은 풍경을 12경으로 정리해 백운첩에 남겼다. 대숲길을 지나 연못과 정자, 돌담과 계류를 따라 걷는 동안 건물보다 자연을 먼저 읽게 되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