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명 남짓 2열로 블록처럼 끼워 앉아야 탈수 있는 작은 경비행기를 타고 도착한 곳은 세에 셀의 두 번째로 큰 프랄린 섬. 우린 곧바로 발리드 메 (Valle de Mai) 국립공원으로 향했다.
1972년 유네스코가 선정한 세계문화유산인 이곳 발리드 메엔 희귀한 야자나무들이 가득하다.
숨만 쉬어도 건강해질 것 같은 이곳은 세계문화유산 지정 30주년 기념으로 2013년에...
이만재 기자 ㅣ 여행레저신문 트래블가이드 칼럼 시리즈 2편
마헤섬을 떠나는 아침
작은 프로펠러 비행기가 진동을 남기며 천천히 떠올랐다.
창 아래 펼쳐지는 인도양은 유리처럼 평평했고, 섬들은 바다 위의 점처럼 흩어져 햇살을 반사하고 있었다.
20여 분 뒤, 세이셸의 두 번째 섬, 프랄린(Praslin)에...
김미래 기자 ㅣ 여행레저신문 칼립소의 전설을 뒤로하고, 고조섬의 골목 안으로 들어섰다. 낮게 이어지는 돌담과 투박한 창틀, 바람이 머무는 마당마다 삶의 시간이 조용히 쌓여 있었다. 이 섬의 리듬은 잔잔하면서도 깊었고, 오래된 악보처럼 선명했다. 노천카페에 앉은 사람들은 낮고...
경남 남해 물건항에는 바다와 마을 사이를 길게 가로막은 숲이 있다. 자연스럽게 남은 해안숲처럼 보이지만 약 300년 전 주민들이 바닷바람과 해일에서 집과 농경지를 지키고 연안 어장에도 도움을 얻기 위해 만든 방조어부림이다. 지금은 천연기념물로 보호되며 숲길을 빠져나오면 물건해변과 작은 어선, 독일마을 아래의 남해 바다가 곧바로 이어진다.
경북 영천 망정동 우로지자연숲은 지금부터 색이 하나 더 늘어난다. 약 560m 메타세쿼이아 숲길 아래 2026년 맥문동이 8월 중순부터 올라오기 시작했고, 바로 옆에는 황톳길과 맨발길이 이어진다. 숲만 보고 돌아서지 않고 우로지 약 1.5km 둘레길과 팔각정, 수변데크, 저녁 경관까지 연결하면 늦여름 반나절 산책코스가 된다.
전북 무주 적상산 중턱에는 조선이라는 나라의 기억을 지키던 기록창고가 있다. 1610년 설치된 적상산 사고에는 1634년 묘향산 실록이 옮겨왔고 이후 약 300년 동안 조선왕조실록과 왕실족보를 지켰다. 1992년 양수발전소 상부댐 조성으로 원래 사고지가 수몰될 상황이 되자 현재 위치로 이전했고 실록전과 선원전을 다시 복원했다.
영월 무릉도원면 주천강에는 누군가 거대한 드릴로 바위를 파낸 것처럼 둥글고 깊은 구멍이 이어지는 곳이 있다. 영월 무릉리 요선암 돌개구멍이다. 약 200m 화강암반에 물과 자갈이 만든 포트홀이 집중돼 있고, 바로 위에는 1913년 세운 요선정과 높이 3.5m의 고려시대 마애여래좌상까지 남아 있어 자연과 문화유산을 한 번에 볼 수 있다.
광양 배알도 섬정원은 섬인데 배를 타지 않는다. 망덕포구에서 길이 275m 별헤는다리를 걸어 작은 숲섬으로 들어가고, 섬 반대편에서는 약 300m 해맞이다리를 건너 수변공원으로 빠져나온다. 낮에는 섬진강과 남해, 숲과 다리의 구조가 선명하고 밤에는 두 다리와 섬 전체에 경관조명이 켜져 완전히 다른 여행이 된다.
충북 제천 청풍호 자드락길 6코스 괴곡성벽길은 옥순봉쉼터를 출발해 괴곡리와 다불리를 지나 지곡리 고수골까지 이어지는 능선 트레킹이다. 이름은 호반 산책길처럼 들리지만 공식 난이도는 ‘상’. 초반 오르막을 지나면 청풍호가 발아래로 내려가고 능선을 옮길 때마다 호수와 산, 마을의 배치가 달라진다.
거제 구조라항 뒤편 산자락에는 1490년 왜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쌓은 구조라진성이 남아 있다. 마을 골목에서 140m 신우대 숲인 샛바람소리길을 지나 성벽에 오르면 구조라해수욕장과 항구, 윤돌도와 남해가 한꺼번에 열린다. 성곽만 보는 유적답사가 아니라 536년 역사와 숲길, 해안 전망을 짧은 트레킹으로 연결하는 코스다.
강원 정선 북평면 항골숨바우길은 50여 년 전 나무를 운반하던 옛길을 되살린 7.7km 계곡 숲길이다. 숲을 따라 걷는 동안 이끼 낀 바위와 돌탑, 제1용소와 왕바위소, 쌍폭포와 긴 폭포가 차례로 나타난다. 급경사 산행보다 계곡을 끼고 천천히 걷는 트레킹에 가까워 여름과 초가을 반나절 여행지로 활용하기 좋다.
인천 대청도는 인천항에서 여객선으로 약 3시간30분~3시간40분을 들어가야 만나는 서해의 지질섬이다. 옥죽동에는 길이 1.6km의 해안사구가 있고, 농여·미아해변에는 10억 년 전 지층의 흔적이 남아 있다. 섬 서쪽 서풍받이에서는 약 80m 높이의 규암 절벽이 바다에서 곧장 솟는다. 사막 같은 모래언덕과 수직절벽, 나이테바위를 1박2일 한 동선으로 묶을 수 있다는 점이 대청도 여행의 가장 강한 이유다.